세월호 유가족 "새누리, 세월호 정치적 이용말라" 경고

"김영오씨 단식 중단은 새누리당의 성과" 정면 비판

입력 : 2014-08-28 오후 12:21:07
[뉴스토마토 곽보연·한고은기자] 세월호참사유가족대책위원회가 새누리당에 세월호 유가족과의 면담을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경고했다.
 
유경근 세월호참사유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8일 오전 11시 서울시립동부병원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 단원고학생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의 단식중단 관련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기다렸다는 듯 단식 중단을 '유가족과 두차례 만남을 가졌기에 나온 성과'라고 자평했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파했다. 
 
유 대변인은 "유민아빠가 진작에 중단했어야 하는 단식을 왜 지금까지 중단하지 못했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46일 동안 단식한 이유는 성역없는 철저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빨리 첫 걸음을 뗄 수 있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격앙된 목소리로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타당하지도 않은 말로 완고하게 우리의 요구를 묵살해오다 이제서야 대화를 시작했다"며 "지난 두번의 대화에서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양자 간 불신이 얼마나 깊었는지 만을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유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이 유가족과 대화를 나눠 진전이 있었고, 그래서 단식을 중단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유가족들을 정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우리의 요구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이런 입장을 당장 철회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다면 우리 가족과의 대화가 당장이라고 중단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같은 유가족의 입장 발표에 새누리당은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김영오씨 단식중단 기자회견 직후 가진 정론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과 유가족 사이에) 신뢰를 쌓는 과정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영오씨가 단식 중단 결정을 내렸고 (우리는) 좋은 방면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우리와의 대화때문에 결정적으로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유가족 측과) 통화를 한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월호참사유가족대책위는 지난 25일과 27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두번의 면담을 가졌다. 유가족은 다음달 1일에도 이완구 원내대표를 만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입장차를 좁힐 예정이었으나 이날 빚어진 새누리당과의 갈등이 세번째 만남에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단이 28일 오전 동대문구 서울시립동부병원 입원실 앞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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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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