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사적연금 활성화 대책 어떻게 될까?

이석란 금융위원회 연금팀장

입력 : 2014-09-02 오후 3:47:26
앵커 : 토마토 인터뷰 시간입니다. 지난 27일 정부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부처별로 사적연금의 가입과 운용, 수령 등 단계별로 다양한 대책을 내놨는데요. 오늘 금융위원회 이석란 연금팀장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현재 우리나라 사적연금 현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또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요.
 
답 : 사적연금이 도입된지 10~20년이 지났지만 실질적 노후소득 보장기능이 취약합니다. 가입 측면에서 보면 퇴직연금제도 도입률이 16%에 불과하고, 특히 영세·중소기업의 도입이 저조합니다. 퇴직급여는 후불임금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어 근로자의 관심이 부족하고, 사업주 역시 퇴직금제도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적립·운용 측면에서 퇴직연금은 보수적 운용으로 단기?원리금상품에 치우쳐 있고, 개인연금은 상품이 다양하지 못해 선택권이 제한돼 있습니다. 수령 측면에서 중도해지가 많고, 연금보다 일시금 수령을 선호해 실제 노후자산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낮은 상황입니다.
 
또 사적연금의 추진체계나 근거법령 등이 분산돼 있어 정책수립과 집행의 통합·연계기능이부족합니다. 
 
앵커 : 네. 가입률이 낮고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씀인데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충분한 노후소득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적연금을 통해 노후소득보장체계를 확대하겠다는게 정부의 인식인 것 같습니다. 이제 세부 정책과제를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눈에띄는 정책이 앞으로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고 임시직 근로자, 그러니까 알바생이나 비정규직도 퇴직금여 가입대상에 포함되는 것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답 : 정부는 퇴직금과 퇴직연금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퇴직급여제도를 점진적으로 퇴직연금으로 일원화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2016년부터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의무화해 2022년에는 전면 의무화 됩니다. 
 
또 근속기간 1년 미만 근로자도 일정기간 이상 근무시 퇴직급여 가입대상에 포함되도록 확대됩니다.
 
앵커 : 네. 앞서 퇴직연금이 너무 안전자산 위주로만 투자되고 있다고 지적해주셨는데요. 이를 위한 대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답 : 퇴직연금 자산운용시 자산운용규제를 완화했습니다. 현재는 총 위험투자 보유한도와 함께 개별자산별 세부 투자한도·규제가 설정돼 확정급여(DB)형에 비해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규제가 적용됐습니다. 
 
앞으로는 총 위험자산 투자한도만 남겨두고 개별자산에 대한 투자한도는 원칙적으로 폐지했습니다. DC형·IRP의 총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DB형과 동일하게 70%로 상향조정했습니다. 또 위험도가 큰 일부 운용방법에 대해 예외적으로 투자를 금지·제한하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 전환했습니다. 
 
또 불합리한 자기거래 관행 해소를 위해 퇴직연금사업자의 자사상품 편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퇴직연금사업자는 퇴직연금에 자신이 만든 원리금보장상품을 50%까지 편입이 가능했는데요. 올해 말까지 이 비율을 30% 이내로 축소하고 내년 7월부터는 전면 금지합니다. 
 
앵커 :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한도를 높이고 규제방식을 전환했다는 말씀이시네요. 또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된다고 하는데요.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답 : 사외에 기금을 설립하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에 신탁하는 기금형 제도를 오는 2016년 7월에 도입해 기존의 계약형과 병행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계약형은 기업이 퇴직연금사업자와 운용·자산관리계약을 체결해 기업과 퇴직연금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우선시되고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과정에서 배제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기금형이 도입되면 노·사·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퇴직연금 운용방향과 자산배분 등을 결정하게 되는데요. 단일기업형 기금 형태로 도입해 기업들이 계약형과 기금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대규모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며, 구체적인 범위는 근퇴법령 개정안 마련시 구체화될 예정입니다. 
 
앵커 : DB형, DC형, IRP 등 유형별로는 어떤 대책들이 마련됐나요?
 
답 : 먼저 DB형을 살펴보면 DB형 설정 기업에 대해 투자위원회 구성과 투자원칙보고서 작성 의무화를 추진했습니다. 5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 기업파산 등에 따른 근로자 수급권 침해를 막기 위해 DB형 사외적립비율을 100%까지 순차적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리기도 했는데요. DC형·IRP형의 경우 총 위험자산 보유한도를 기존 40%에서 70%로 상향조정하고 개별 위험자산 보유한도를 폐지했습니다. 또 DC형·IRP 적립금에 대해 추가로 금융기관별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 한도를 설정했습니다.
 
앵커 : 연금을 잘 모으고 굴렸다고 해도 실제 수령할 때 어떻게 하느냐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답 :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압니다. 연금 수령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했는데요. 
 
먼저 개인연금을 장기간 유지하는 가입자에게 운용수수료 할인을 추진합니다. 또 기존에는 연금담보 대출상품이 제한적이고 담보대출 사유도 엄격해 연금자산의 중도해지가 많고 인출사례가 많았는데요. 이를 고려해 퇴직연금 자산을 활용한 담보대출이 활성화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일시 목돈수요 등 개인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연금계좌 인출에 대해서는 세금부담을 완화하도록 했고, 근로자들이 퇴직급여 수령 시점에서 일시금보다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항상 유리하도록 개편했습니다. 내년부터는 연금 수령시의 세액을 일시금 수령시 세액의 70%만 산정해 세금부담을 30% 줄였습니다.
 
앵커 : 저같은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앞서 말씀주신 다양한 대책이 당장 와닿진 않지만 지금까지 신경쓰지 않았던 퇴직연금을 한 번쯤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늘리면 혹시나 손실이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고요. 기업 입장에서는 특히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느낄 것 같은데요. 실제로 반발의견을 내놓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나갈 계획이신지요?
 
답 : 퇴직연금 자산운용규제 완화는 그간 경직적으로 운용됐던 규제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완화한 것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보완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연금 판매나 운용, 공시 등 전 단계에 걸쳐 소비자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DB형 사외적립 강화, DC형·IRP에 대한 예금자 보호한도 확대 등 안전장치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에 따라 기업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중소·영세기업이 퇴직연금 도입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주고, 30인 이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는 '중기퇴직연금기금제도'를 도입하고 가입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적립금과 수수료 등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네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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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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