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오비맥주의 카스 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루머와 관련해
하이트진로(000080)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뤄지면서 양사 간 신경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오비맥주의 카스에 대한 악성 루머를 유포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 대리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6월 말부터 온라인에서는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논란이 됐고, 이에 오비맥주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에 관한 민원을 접수한 후 오비맥주 공장 3곳과 유통 현장조사, 정밀검사 등을 진행했고, 지난달 말 냄새의 원인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산화취로 결론을 내렸다.
물류센터, 도매업체, 소매업체 등 13곳을 현장조사한 결과 보관 또는 운송단계에서 햇빛과 고온에 노출돼 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화취는 맥주 유통 중 고온에 노출시킬 때 맥주 원료인 맥아의 지방성분과 맥주 속의 용존산소가 산화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현행 식품첨가물공전에 합성착향료로 등재되는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더운 날씨에 야적 등 고온에 노출시키는 일이 없도록 오비맥주와 주류도매점, 음식업 관련 협회 등에 요청하고, 오비맥주에 원료와 제조공정을 철저히 관리하도록 시정 권고했다.
오비맥주는 식약처의 조사 발표 이전인 지난달 1일부터 맥주 속에서 산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용존산소 기준을 낮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제품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근거 없는 루머를 유포한 것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며 "앞으로 경찰에서 수사하는 내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가 불필요한 법적 논란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최근 온라인에서 카스 맥주의 소독약 냄새에 대한 다수의 글이 확산되자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 지인들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파악해 경찰에 자진 출석시킨 바 있다"며 "이번 압수수색 역시 회사 차원이 아닌 해당 개인에 대한 조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비맥주는 지난해 가성소다 세척액이 섞인 맥주를 뒤늦게 회수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식약처가 카스 맥주에 대해 제조와 유통 과정상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 권고한만큼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보다 품질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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