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국회가 사실상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늪에 빠진 '송광호 구하기'에 성공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체포동의안 만큼은 처리하겠다고 장담했던 여·야는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송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여·야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부결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썰물처럼 국회를 빠져나갔다.
총 223명의 투표중 찬성 73표, 반대 118표, 무효 24표, 기권 8표로 집계돼 '사실상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의 표가 절대 다수인 150표에 달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궁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방탄국회 절대 불가 방침을 내린 김무성 대표도 '할말이 없다'며 모습을 감췄다.
이에 따라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이 우연인지 의도된 것인지를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여·야간 평행선을 달리며 서로 상처를 낸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가운데 둔 암묵적 거래 가능성이다.
야당이 '송광호 구하기'에 동참하는 대신 새누리당이 그에 상응하는 무엇인가를 양보한다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송 의원의 최종 신상발언이 의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동정론도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차치하더라도 야당 측에서 체포동의안 반대표가 14표가 나온 것은 한번 더 기회를 달라는 송 의원의 읍소가 통했다는 진단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남이냐'는 이심전심에 의한 반대표 몰아주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한 야당측은 여당으로부터 허를 찔리고도 제대로 반격조차 하기 힘든 형국이 됐다. '방탄국회'는 현존했으며,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송광호 의원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확인한 후 국회를 빠져나오고 있다. '왜 부결됐을 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정기국회에서 새해예산과 국감 등 할일이 많은데 동료의원들이 이를 배려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사진=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