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영국 금융산업의 침체가 올 1분기에도 이어져 수익이 급감하고 해당 기업들이 감원에 나서는 등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산업연합(CBI:the Confederation of British Industry)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영국 금융산업이 조사가 시작된 20년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맥 카페티 CBI수석경제자문관은 "금융산업의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고 증시 역시 지난해 12월 전망에 비해 악화돼 금융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 약화로 금융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이것이 다시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CBI의 이번 조사는 금융산업의 피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함을 보여준다.
조사에 응한 금융기업 중 55%의 올해 1분기 순익, 투자, 거래 수익이 조사가 시작된 2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53%에 이르는 금융기업들의 수수료와 프리미엄 수익 역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에 위기를 타계하려는 금융기업들의 노력이 대규모 감원으로 나타나고 있어 금융부문의 인력감축은 지난 1993년 1분기 이후 가장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CBI는 올해 2분기에는 금융산업 전체 직원의 1.4%에 이르는 1만4000여명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향후 6개월 내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산업의 전망 역시 당분간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금융산업의 침체가 영국 경제의 후퇴를 예견하는 불길한 징조로 보고 있다.
금융부문의 부진과 함께 영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1.6%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더 큰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BOE)은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4.0% 인하해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영란은행이 설립된 지난 1694년 이후 최저인 1.0%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