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14개 자율형사립고 가운데 8곳을 재지정 취소 대상으로 발표된 가운데 자사고 문제가 법정분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교육부와의 협의 과정, 해당 학교들의 청문 절차 등을 거쳐 다음달 중 지정 취소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지만 교육부는 전날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협의 신청을 즉시 반려했다고 5일 밝혔다.
자사고와 학부모들도 반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향후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당초 공지된 평가지표 외에 새로운 평가지표를 추가해 재평가를 실시해 당초 평가 기준을 신뢰한 자사고에 불측한 손해를 가할 수 있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교육부 표준안을 바탕으로 하고 교육감 재량평가 영역의 지표만 수정된 것으로 평가 대상에게 불측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에 대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첨예한 의견 대립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 장관의 협의 절차를 두고 있을 뿐 지자체내 자사고 지정 및 취소는 최종적으로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교육부는 자사고 제도의 채택은 국가의 사무로써 교육부 장관에게 제도 존폐의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이 어디에 있느냐는 향후 법률적 해석에 따라 행정 소송 혹은 헌법 소원으로 다툴 수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교육부는 교육감이 특성화중, 특수목적고 중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마이스터고, 자율형 사립고를 지정하는 경우 교육부장관의 사전 동의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 입법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이번 반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 지정 취소를 강행하면 지방자치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시정명령을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사고의 지정취소 시 교육부장관의 '사전협의'를 '사전 동의'로 바꾼 것은 자사고 지정취소에 관한 교육부의 통제권을 강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평가를 통한 8개교 기준 미달 발표는 교육행정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려 정책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근본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자율형 사립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