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포커스)'친필 편지'에도 여전한 이병헌을 향한 비난

입력 : 2014-09-09 오후 1:40:37
◇이병헌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저 여자들이 잘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병헌이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40대 먹은 유부남이 할 짓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20세 어린 여자들과 술을 먹고, 나라 망신이다."
 
최근 음담패설 동영상을 빌미로 두 명의 여성에게 협박을 당한 이병헌의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의 내용이다. 분명 죄는 여성들이 지었고, 그 두 여성은 범죄가 중대하다는 이유로 구속됐음에도 여론의 칼 끝은 이병헌을 향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탓일까 이병헌은 협박사건이 불거진 후 나흘만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계획적인 일이었건, 협박을 당했건, 그것을 탓하기 이전에 빌미는 덕이 부족한 저의 경솔함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헌이 자필편지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은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이자 할리우드에서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이병헌은 왜 피해자임에도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쟁점을 짚어봤다.
 
◇눈치 보고 있나?..갑작스러운 입장 변경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이병헌이 유명인으로서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면서 "본 건은 유명 연예인으로 많은 대중의 관심을 산다는 점을 악용하려한 악질적인 범죄"라며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소속사의 강경대응 입장과는 무관하게 여론의 비난은 이병헌을 향했다. 두 여성의 잘못을 옹호하지는 않았지만, 이병헌이 '절대 피해자'라는 내용도 없었다. 오히려 20대의 두 여성을 만났다는 이유로 이병헌의 잘못을 꾸짖었다.
 
그러던 중 이병헌은 직접 글을 쓴 편지를 통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전날까지도 강경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한 순간에 사과를 한 것이다. 왜 이토록 급작스럽게 입장을 변경한 것일까. 이는 이병헌과 소속사가 비난 여론의 눈치를 보고 이 같이 입장을 변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소송과 함께 사과를 했다면 이토록 비난이 거세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사과 한 줄 없이 피해자로서의 강경대응 입장만 밝히다가 갑자기 사과를 하는 것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보인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이병헌과 소속사가 이를 놓친 것이 패착의 요인 중 하나다.
 
◇핵심을 빗겨간 사과
 
이병헌 협박 사건의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걸그룹 글램의 다희와 모델 이지연이 음담패설한 이병헌의 모습을 영상으로 녹화한 것을 빌미로 50억을 요구했다는 것 뿐이 없다. 
 
하지만 루머는 무성했다. "아내인 이민정이 화보 촬영을 간 사이 자신의 집에서 여자들을 만났다", "'첫 경험이 언제였냐' '남자의 어디를 보면 흥분되나'라는 등의 이병헌의 음담패설 수위가 높았다" 등 출처가 불분명한 내용의 루머가 떠돌았다.
 
사건과 함께 이러한 루머가 떠돌아다녔지만, 소속사는 '아니다'라고만 밝혔을 뿐 당시 정황에 대해 무엇이 잘못된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정확한 상황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소문은 더욱 무성해졌다.
 
이병헌의 자필 편지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경솔하다며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두 여인을 만난 장소와 두 여성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은 없다.
 
핵심을 빗겨간 사과다. 현재 이병헌에 대한 추측성 루머는 정확한 설명이 없는 해명이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핵심을 빗겨간 사과는 그의 진정성을 해칠 수 있다.
 
톱스타인 이병헌 역시도 유부남이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루머에 있는 이병헌의 행위는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수준이다.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여론이 여전히 이병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그의 사과가 핵심을 빗겨갔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배우 지성은 이렇게 말했다. "병헌이 형은 10년 전에도 연기를 정말 잘했다. 난 아직도 그런 정도의 연기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와 영화를 누비며 뛰어난 연기력을 펼치는 지성마저도 고개를 숙이게 되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이병헌이다. 여전히 한국 영화계에 최고의 스타로 꼽힌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에 주요 배역을 맡고 있는 특급한류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그를 위협하는 최대위기의 사건. 이병헌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루머를 없애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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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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