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 동안 20대~30대의 초고도비만이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에 노출된 청소년·청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일반 건강검진 빅데이터 1억902만8689건을 분석한 결과, 초고도비만율(BMI≥35)은 12년 동안 2.9배 증가하고, 고도비만율(BMI≥30)은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초고도비만율은 여성(0.50%)이 남성(0.47%)보다 높았고, 고도비만율은 남성(4.7%)이 여성(3.7%)보다 높았다.
초고도비만율을 나이별로 분석하면 20대 남성(0.9%)과 30대 여성(0.7%)이 가장 높았고, 고도비만율은 30대 남성(7.1%)과 60대 여성(5.0%)이 가장 높았다.
특히 2002년 이후 초고도비만율과 고도비만율 모두 20대~30대에게 가장 흔하고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12년간 2030 남성과 여성의 초고도비만율은 각각 4.8배, 6.3배 증가했고, 고도비만율은 2.3배, 3.0배 늘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20대~30대의 고도비만이 급증한 원인은 국내 식습관 문화가 패스트푸드 중심으로 변하고 자가용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신체활동도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고도비만자는 성인이 되어도 스스로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기 어려워지므로 청소년 때부터 비만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비만관리를 위해 비만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건강보험공단으로서는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만세 도입에 대한 또 다른 명분을 얻게 됐다.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은 비만관리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운영하고 건강검진 문진표에 정크푸드 섭취빈도 등의 설문항목을 추가하는 방안과 원스톱 비만관리 종합사이트 구축, 개인맞춤형 비만관리프로그램,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 YMCA에서 열린 어린이 비만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짐볼 운동을 하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