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담뱃세 인상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과 함께 흡연 피해에 대한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KT&G(033780)가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KT&G의 주가는 전일보다 2.7% 오른 9만원을 기록해 정부가 담뱃세 인상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9월 최고가인 9만6000원보다 6.7%, 9월 평균가인 9만3050원보다 3.4% 낮은 수치다.
앞서 지난 11일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1일부터 담뱃세를 2000원 올리는 방안과 함께 담뱃값과 물가를 연동해 현실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영향으로 발표 당일 KT&G의 주가는 전일보다 5.55% 내린 9만200원을 기록했고, 12일에는 이보다 2.88% 내린 8만7600원까지 떨어졌다.
비록 나흘 만에 주가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실적에 관해 증권가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안대로 추진될 경우 KT&G의 순매출단가(ASP) 인상 폭이 미미해 판매량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자체적 가격 인상 없이 이 안대로 시행되면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 보다 각각 7.3%, 6.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다만 세금 인상 폭이 하향 조정되고 KT&G의 자체적인 가격 인상도 이뤄진다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담뱃세 인상 1000원과 ASP 인상 1000원이 함께 이뤄지면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3.0%, 2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안에 따르면 유통마진은 기존 950원에서 1182원으로 상승한다"면서 "하지만 새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KT&G가 저가 담배의 ASP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ASP 인상 폭은 32원+α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변화가 없다는 가정하에 KT&G의 ASP가 각각 30원, 70원 인상되면 연결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기존 추정치보다 7.5%, 17.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수요 30% 감소를 가정 시 연결 기준 EPS는 기존 추정치보다 각각 13.7%, 6.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KT&G 관계자는 "지난 2004년 담뱃값이 500원 인상됐을 당시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회복세로 돌아섰다"며 "이번 인상 폭은 선례가 없었던 만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를 비롯해 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 등 3사에 모두 537억원 규모의 흡연 피해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한 첫 변론이 진행됐다.
이날 건보공단은 담배회사가 흡연의 피해를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담배회사들은 건보공단이 금연 홍보를 위해 소송을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건보공단은 "흡연으로 발생하는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한 해 5조6369억원이고, 10년 동안 공단이 지출한 보험료는 10조원이 넘는다"며 "이번 소송으로 지급한 급여액에 대한 손해를 배상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담배업계는 "건보공단은 흡연자의 청구권을 대신하지 않고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보험금 지급은 손해배상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소송을 각하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번 소송은 그동안 개인 흡연자들이 소송을 냈던 것과는 달리 국가 기관이 제기한 소송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2차 변론은 오는 11월 7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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