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담뱃갑 2000원 인상으로 금연보조제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처럼 제약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담뱃값이 인상되면 금연보조제 시장은 기존 45억원 규모에서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는 금연보조제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현재보다 2000원 인상키로 했다. 담뱃값을 대폭 인상하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성인 남성 흡연율 43.7%를 29%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는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율이 눈에 띄게 떨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실제로 2004년 담뱃값을 500원 인상한 이후 성인 남성 흡연율이 12%포인트 감소했으며, 담배 판매량은 26% 감소했다. 복지부는 꾸준히 담뱃값을 올려 2020년까지 성인남자 흡연율 29%, 여성 6%를 달성겠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담뱃값에 물가상승율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오르게 하는 ‘물가연동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담뱃값은 2004년 이후 10년째 동결돼 실질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최저 수준인 상태다.
금연에 대해 복지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나라는 영국, 일본, 호주 등이 있다. 터키는 금연보조제를 직접 국가가 구매해 흡연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번 정부의 금연정책으로 금연보조제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금연보조제는 크게 니코틴보조제, 금연치료보조제, 항우울제 등 3가지로 구분돼 있다. 복지부의 계획대로 금연보조제를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켜 금연 치료비를 지원할 경우 금연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제 금연보조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45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금연보조치료제를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챔픽스는 3개월에 30만원 가량, 니코틴 패치는(3개월) 10만원~20만원 대의 비용이 든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흡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면서 니코틴 패치의 매출이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며 "이번 담뱃값 인상도 금연보조제 시장 확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에 실패하면서 금연보조제에 의존하는 성향이 커졌다"면서 "그러나 금연보조제로 인한 금연 성공확률이 크지 않은데다,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금연보조제 시장의 성장세는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정부가 금연보조제에 대한 보험 적용 등 정확한 지원책을 내놓는다면 금연보조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며 "그동안 약가인하로 어려움을 겪었던 제약사들에게는 블루오션 시장이 생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독약품 금연보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