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을 한 주 앞두고 제조사의 보조금 분리공시 제도 반대로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영업기밀 유출이라며 분리공시 제도에 제동을 걸면서 당초 단통법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22일 이동통신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19일 분리공시 문제를 다루려던 규제개혁위원회 회의가 24일로 연기되면서 정부가 보조금 분리공시 반대 입장을 밝힌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미래부와 방통위는 12일 예정됐던 회의에서 삼성전자의 분리공시 반대에 대한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규개위 회의가 19일로 한차례 연기된 후 24일로 다시 한번 더 연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단통법을 준비하면서 1년여간 통신사와 제조사 등과 검토 결과를 거쳤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 정부가 법을 만들면 기업이 그 법에 맞춰 따라와야 하는데 삼성의 입맛대로 법을 만들어주고 있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달 핸드폰 보조금을 통신사와 제조사의 지원금을 나눠서 분리공시할 수 있는 단통법 고시(안)를 확정해 규제개혁위원회에 보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갑자기 분리공시와 관련해 제동을 걸고 있는 것.
두차례 연기된 규개위 회의에서 고시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규개위에 민간위원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어서 로비력이 강한 삼성쪽 의견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규개위에서 분리공시가 통과되지 않을 경우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통합해서 공시하는 통합공시 방안으로 우선 단통법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분리공시가 통과되지 않으면 우선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함께 보여주는 통합공시 고시안으로 법 시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분리공시가 통과 되지 않아도 우선 통합공시 방안으로 단통법을 시행하고 이후 분리공시 제도를 고시안으로 수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분리공시가 법 도입 초기에 빠질 경우 시행 이후에는 수정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재부와 산업부 등을 움직여 분리공시에 대해 반대입장을 내놓으면서 제동을 걸고 있어 반쪽짜리 제도 도입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법 시행 전에 핵심 내용이 빠진다면 법 시행 이후 조정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