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박태환이 동메달을 따고도 웃은 이유는?

입력 : 2014-09-22 오후 11:01:44
◇박태환. ⓒNews1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박태환(25·인천시청)의 얼굴은 환했다.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긴 했지만 메달 색깔이 동메달인 사실이 못내 아쉽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박태환은 '함께'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느꼈다.
 
박태환은 22일 저녁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에 남기웅(20·동아대), 양준혁(20·서울대), 정정수(19·서귀포시청)와 출전해 동메달을 따냈다.
 
박태환 등 선수 네 명이 쓴 한국의 기록은 7분21초37. 한국 신기록이다. 다만 금메달은 아니었고 일본(7분06초74)과 중국(7분16초51)에 이어서 세 번째의 기록이었다.
 
박태환의 순번은 마지막인 4번. 하지만 그의 앞에 주어진 상황은 중국 팀과 비교해 격차가 크게 벌어진 시점이었다. 박태환은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마침내 한국 신기록을 썼다.
 
박태환은 "오늘 처음으로 같이 뛰는 선수들이었기에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다들 워낙 잘해줘서 한국 신기록을 달성해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같이 메달을 따는 것이 제일 좋다. 다같이 경기를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활짝 웃었다. 어느덧 동생들을 이끄는 맏형에 오른 그다운 리더십이었다.
 
동생들은 박태환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눈치였다. 박태환의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기운을 줬다.
 
남기웅은 "지구 최고의 선수와 함께 해 영광이었다"고 박태환에 대한 존경을 표시해 옆의 박태환을 쑥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남기웅의 표정은 '진실'이었다.
 
정정수는 "원래 경기 때 긴장을 많이 하는데 뒤에 형님이 계셔서 편안했다"고 전했고, 양준혁은 "마지막일 수도 있었는데 (박)태환이 형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박태환은 23일 자유형 400m에 대해서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잘 자고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짧게 마무리했다.
 
박태환에게 23일 경기는 금메달을 획득할 좋은 기회다. '라이벌' 쑨양(23·중국)은 왼쪽 엄지 손가락을 부상당해 출전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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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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