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남편이 아내의 명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인용 동영상을 습관적으로 볼 경우 이혼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정용신 판사는 아내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정 판사는 "아내가 남편에게 기대하는 독실한 종교인의 생활에 어긋난다"며 "남편의 지나친 성인용 동영상 시청과 두 사람 사이의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문제를 둘러싼 다툼, 아내에 대한 남편의 지나친 의심, 아내가 집을 나간 직후 동의 없이 아내가 모르는 남성을 신혼집에 불러들여 동거하는 등 남편의 잘못으로 인해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0년 4월 교회에서 B씨를 만났다. A씨는 B씨가 일본으로 선교 활동을 다녀오는 등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고 교제하다가 같은해 10월 결혼했다.
결혼 직후 남편이 아내 몰래 성인용 동영상을 자주 보는 것을 알게 되자 아내는 크게 실망했고, 그 후에도 피고의 성인용 동영상 시청, 컴퓨터 게임, 경제 문제 등으로 자주 다퉜다.
아울러 남편은 아내가 결혼 전 사귀던 남성이나 사업상 만나는 남성들과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했고, 아내가 직장 문제로 늦게 귀가할 때에는 아내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수시로 확인하고 여동생에게 확인하는 등의 문제로 빈번하게 싸우기도 했다.
두 사람은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 2011년 5월 교회에서 주선하는 부부상담을 세 번 받았고, 선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갈등이 지속되자 아내는 2012년 4월 집을 나와 언니와 함께 살았고 그 직후 남편은 아내가 모르는 남성을 신혼집에 불러들여 현재까지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에 아내는 소를 제기했다. 소송이 진행되던 2013년 3월 아내는 지인으로부터 남편과의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다는 말을 듣고 남편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이는 형사 고소로 이어졌으나 수사기관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남편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아내는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법정 내부(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