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우리나라 60대 노인을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한 국제마약조직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실버세대가 마약밀수조직의 포섭대상이 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공항세관과 인천지검은 지난 4월 아프리카 국제마약밀수조직에 포섭돼 중국 상해로부터 필로폰 4.5㎏(137억 상당)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밀반입한 혐의로 C씨(남, 67)를 적발하고, 일본에서 이를 인수하기 위해 입국한 나이지리아인 O씨를 검거해 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수사결과, 이들은 핸드백 측면에 필로폰을 채우고 다시 박음질하는 수법으로 핸드백 9개를 여행용가방에 넣어 밀반입하려 했다. C씨는 입국 당시 세관의 X레이와 이온스캐너 등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O씨가 속한 마약밀수조직은 이미 3회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필로폰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밀반입하려다 일본 세관에 적발된 바 있다. 이에 마약밀수조직은 한국을 경유하는 새로운 밀수 루트를 개척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세관과 검찰은 최근 아프리카 마약밀수조직에게 포섭된 운박책들 중 우리나라 60~70대 4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사업실패 등으로 돈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실버세대라며 아프리카 마약밀수조직이 이들을 운박책으로 집중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세관과 검찰은 "낯선 외국인이 전화나 영문 이메일을 통해 물건을 운반해 주면 큰돈을 주겠다고 하는 경우 해당 물건이 마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숙지해 이런 유혹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세관은 지난 8월까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신종마약류의 밀수양은 1만1787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02g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세관이 지난 4월19일 적발해 압수한 메트암페타민(사진제공=인천공항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