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또봇 열풍 바이클론즈로!

한찬희 영실업 대표 "평생 가지고 놀 수 있는 완구 만들겠다"

입력 : 2014-09-26 오전 8:11:23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완구는 아이들만의 독점이다?
 
"유아용에서 키덜트(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와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로, 다시 아빠가 돼서 아이가 생기면 유아제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때문에 평생 가지고 놀 수 있는 순환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완구의 주기는 인생 역정과 같다.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본사에서 만난 한찬희 영실업 대표(사진)는 '또봇'에서 '바이클론즈'로 수요층을 넓혔듯 모든 연령대와 성별을 대상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7전8기의 신화 '또봇'..기존 방식을 뒤집는 역발상
 
일본 반다이사의 파워레인져를 수입해 판매하던 영실업이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파워레인져를 눌렀다. 지난해에는 761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 아성과 같던 레고를 바짝 뒤쫓는 완구시장 2인자로 올라섰다. 2009년 209억원의 매출에서 3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순수 자력으로 일군 터라, 저력을 확인한 국내 완구업계는 환호했다.
 
매출 상승의 일등공신은 단연 변신로봇 '또봇'이다. 또봇 하나를 갖고 있지 않는 가정이 없을 정도로 또봇은 아이들에게 제1의 선호 대상이다. 시리즈를 구비한 가정들도 즐비하다. 부담이 커진 부모들은 또봇 열풍의 영실업을 향해 눈을 흘길 정도다.
 
한찬희 대표는 "'네오카신' 등 90년대 중반부터 자체 로봇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간 실패한 적이 많았다"며 "또봇은 영실업이 자체 개발한 8번째 작품으로 7전8기"라고 말했다. 실패에 굴하지 않는 도전이 결국 성공을 낳았다.
 
또봇의 성공 요인으로는 '선(先) 완구·후(後) 애니메이션' 시스템이 꼽힌다.
 
한 대표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후 완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국내에서도 제작위원회를 통해 익히 행해졌던 방식"이라며 "우리는 완구 자체도 콘텐츠로 취급해 완구가 주도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선 완구·후 애니메이션' 방식은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제품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기도 용이해 캐릭터 몰입도를 높여줄 수 있다. 이는 반다이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영실업이 처음으로 도입한 방식이라고 한 대표는 전했다. 
 
◇영실업의 변신로봇 '또봇'. (사진=영실업)
 
◇'또봇'을 '바이클론즈'로..생애주기형 전략적 포석
 
기획에서 출시까지 3년 반이 걸린 또봇은 영실업의 플랫폼 구축에도 일조했다. 한 대표는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련의 비즈니스 모델을 플랫폼화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또봇의 성공을 우연으로 표현했다. 겸손과 솔직함이 교차했다. 한 대표는 "이후 캐릭터도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전략기획팀, 마케팅팀, 디자인팀, 영상제작팀 등 조직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바이클론즈는 이런 플랫폼에서 탄생한 일종의 테스트 제품인 셈이다. 동시에 바이클론즈는 또봇으로 성장한 아이들이 연속해서 놀 수 있는 장기 전략형 제품이다. 또봇의 충성도를 바이클론즈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한 대표는 "키덜트 등 하이엔드 시장보다 진입이 쉬운 유아 시장에 또봇은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며 "바이클론즈는 하이엔드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클론즈의 주 타깃층인 9세는 집에서 완구를 가지고 놀기보다 밖에 나가 노는 시간이 많다. 때문에 또봇만큼의 매출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다음 연령대로 확대해 나가기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봇 광풍 대만서 재연.."수출, 전체 매출 20% 목표"
 
국내에서 이른바 대박을 이룬 또봇은 이달부터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등 3개 국가에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동시 수출길에 올랐다. 
 
한 대표는 "대만에서 일부 제품이 품귀 현상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첫 회 시청률도 40위권(성인 프로그램 포함) 내 진입했다"며 "한국에서의 시스템을 그대로 수출하고자 한 바를 이룬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권의 수출을 발판 삼아 북미, 중국, 일본, 유럽 등으로 수출지역 확대로 계획 중이다.
 
한 대표는 "또봇뿐만 아니라 바이클론즈, 콩순이, 시크릿쥬쥬 등의 제품에 대해 해외 파트너들과 수출을 타진 중"이라며 "3~5년 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20%를 차지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실업의 상장 계획은 당분간 없다. 2012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헤드랜드캐피탈에 매각된 후 현재 재매각을 검토 중이다. 한차례 상장폐지 아픔을 겪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영실업의 창업주 김상희씨는 영실업 고문으로 있다.
 
다음은 한찬희 영실업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내 완구시장의 현 주소는 어떤가?
 
▲완구 영역이 모호한 편이고, 소규모 업체도 많아서 시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유로데이터 등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게임·봉제 등을 제외한 플라스틱완구 시장을 8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영실업이 15% 전후의 시장점유율을 형성 중이다. 가장 큰 경쟁자는 레고코리아, 반다이 등이며, 국내 경쟁자로는 미미월드와 손오공(066910) 등이 있다.
 
-애니메이션과 완구란 공식을 성립시켰다고 평가하나?
 
▲완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매우 전통적인 방식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몇 개의 회사가 전체 제작비의 예산 중 일부분씩 담당(투자)하는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다만 우리가 다르게 접근한 것은 완구가 주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완구 자체도 콘텐츠로 취급해 제품을 만든 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제작기간 동안 제품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어 제품의 완성도도 높아질 수 있다.
 
-또봇 성공 이후 출시된 바이클론즈에 기대하는 바는?
  
▲유아시장은 아무래도 하이엔드 시장보다 진입하기 용이한 편이고, 또봇은 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그 다음은 키덜트 등 하이엔드 시장인데 여기로 바로 넘어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중간에 가령 초등학교 어린이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한데 바이클론즈는 '미드맨' 역할을 위한 구원투수다. 
 
-경쟁자도 늘고 있고, 미투제품도 증가 중이다. 
 
▲다양한 제품과 경쟁자들로 인해 완구 시장이 커지는 것은 환영하는 바다. 정말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국내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원천적 요소가 아직은 부족하다. 국내 완구 회사 매출을 다 합해도 해외 유수 업체 합보다 적은 상황인데, 이 시장을 놓고 유사한 컨셉을 가지고 유사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완구 산업으로 봤을 때 안타깝다. 미투제품이 아닌 다양한 제품이 나와 경쟁했으면 좋겠다.
 
-1980년 설립해 30년 세월이 넘었다. 앞으로 30년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 넘버1이 목표는 아니다. '이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도 있구나'를 알리고 싶다. 
 
아이들은 100인 100색의 컬러를 가지고 있다. 칼, 총 등의 장난감이 인기일 거고 생각했는데 또봇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감성을 가진 아이들이 올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시기에 따라 제품 라인을 확충하고자 한다. 
 
 
이 뉴스는 2014년 09월 22일 ( 10:28:32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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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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