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건설·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불황의 여파가 페인트업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고부가가치로 사업다각화를 벌려보지만, 너도나도 뛰어드는 탓에 시장 선점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B2C 마케팅 역시 일부 페인트사의 악취로 인한 주민과의 갈등 등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이달 초 노루페인트 안양공장에서 악취가 동반된 다량의 수증기가 발생한 사고는 업계에 부정적 인식까지 덧씌워 B2C를 통해 판로개척 중이던 업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축자재전시회·유아교육용품전·DIY박람회를 통해 친소비자를 표방하는 가운데 '냄새가 난다', '위험하다'는 페인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까 걱정"이라며 "전방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악재 돌출로 성수기 장사를 망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상위권 페인트업체들은 그나마 나름의 방법으로 성수기 맞이에 힘쓰고 있다.
삼화페인트의 경우 B2C 강화에 더 전력투구 중이다. TV광고와 홈앤톤즈 매장을 통해 소비자 스킨십을 강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더클래시 아트페인터' 등 미술용 페인트를 선보이며 미술작품전 후원 등에 나서고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페인트가 일반 생활 저변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미술, 예술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며 "페인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씻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미술용 페인트의 추가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삼화페인트의 '더클래시 아트페인터'를 통해 작업 중인 모습. (사진=삼화페인트)
건축·자동차·선박용 페인트가 중심인 KCC는 가전과 휴대폰 등 플라스틱 페인트 관련 R&D·디자인·영업 분야 경력직을 모집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전방산업의 영향력이 덜한 분야로 제품을 다각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CC 측은 "건축·자동차·선박용 페인트를 제외한 부분은 아직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후발주자로 걸음마 단계"라며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고말을 아꼈다.
이밖에 노루페인트는 안양공장 사고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며 하반기에는 홈쇼핑 등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힘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산업에만 휘둘릴 수 없다 보니 돌파구를 마련 중"이라며 "단기간 전방산업이 회복될 수는 없겠지만, 기술적 도약과 B2C 강화를 통한 수요 증가, 원가의 안정적 흐름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업황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