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29일 아시아 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에 따른 뉴욕증시 강세를 이어받은 곳은 일본과 중국 뿐이었다. 일본은 엔화약세, 중국은 부양책 기대라는 호재성 재료도 있었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에 상승폭을 제한했다.
홍콩 시민과 학생 수천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부청사가 있는 홍콩섬 서부 지역 등에서 거리를 점거한채 민주화 시위를 진행중이다. 전날 경찰은 시위를 불법 점거행위로 간주하고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경찰과 시위대의 무력충돌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의 정치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아시아 시장 전반에 대한 유동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日증시, 엔화 약세에 '반등'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에 하루만에 반등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0.78엔(0.50%) 오른 1만6310.64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엔화는 다시 3일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중 109.7엔까지 오르면서 6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이에 소니(3.1%)와 캐논(0.7%), 니콘(0.7%) 등 수출중심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제가 여전히 최우선"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아베 총리는 소비세 인상의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는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1.2% 내렸다. 유통업체 이온도 2014회계년도 하반기의 영업익이 전년동기대비 40% 급감할거라는 보도에 1.7% 내렸다.
◇中증시, 국영기업 개혁 기대감에 '상승'
◇중국 상해종합지수 추이(자료=이토마토)
중국 증시는 닷새째 상승하며 19개월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상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9.99포인트(0.43%) 오른 2357.71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민주화 시위 우려보다는 국영기업의 개혁,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중국 정부의 언론 및 인터넷 통제로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이 중국 본토에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말사이 발표된 지난 8월 중국의 제조업 순익이 0.6% 감소하며 전월13.5% 증가 대비 크게 후퇴한 점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중국 정부가 국영자산 활용 극대화를 위해 방위 관련 산업의 개혁을 실시할거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조선주들이 다시 급등했다. 중국선박공업은 가격제한폭인 10%까지 상승했고 CSSC홀딩스도 2.9% 강세였다.
화정전력은 모회사인 국영개발투자기업(SDIC)의 자산 구조조정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5.1% 올랐다.
반면 중국만과(-1.2%) 등 부동산주는 약세였다. 노무라증권이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부동산시장이 내년까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홍콩, 2개월래 '최저'..대만 하락
대만 증시는 홍콩의 충격을 받으며 하락했다. 가권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9.06포인트(0.32%) 내린 8960.76에 거래를 마쳤다.
철강주들이 약세를 보이며 차이나스틸(-1.5%)과 파이스턴뉴센추리(-2.7%), 포르모사케미컬앤파이버(-1.3%) 등이 하락했다.
홍콩 증시는 정치적 리스크에 갭하락 출발하며 2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9분 현재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422.14포인트(1.78%) 내린 2만3256.27을 지나고 있다. 장중에는 2만3095.78포인트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종목별로는 항기조업개발(-5.5)과 신세계개발(-4.2%) 등 부동산주가 급락세를 보였고, 금융시장 불안에 홍콩거래소(-3.0%)와 동아은행(-2.3%)도 하락했다.
평소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홍콩 달러까지도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인 달러당 7.761엔으로 떨어지는 등 홍콩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