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제시카.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가 팀을 떠난다. 제시카는 30일 팀과 소속사로부터 퇴출을 당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다가오는 공식 스케줄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으나,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부로 저는 더 이상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다 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는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하며 적극적으로 전념하고있는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서 매우 당혹스럽습니다”라는 것이 제시카의 입장. 이에 대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지속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시카의 팀 탈퇴를 공식 인정했다. 지난 2007년 데뷔한 이후 동고동락해온 제시카와 소녀시대,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소녀시대 효연, 제시카, 티파니(왼쪽부터)가 효연의 생일을 맞아 다정한 포즈를 취해 보이는 모습. (사진출처=제시카 웨이보)
◇1주일 전만 해도 밝게 웃던 제시카..그 사이 무슨 일이?
제시카는 지난 22일 자신의 웨이보에 소녀시대의 멤버인 효연, 티파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효연의 생일을 기념해 찍은 사진 속 제시카는 환하게 웃어 보이며 멤버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불과 1주일 전이었다. 이 1주일 사이에 제시카가 팀으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어떤 일’이 벌어진 셈.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왔다.
하지만 한 가요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아이돌 그룹에서 이런 사건이 터질 경우, 갑작스러운 상황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지속돼오던 갈등이 원인이 돼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 갈등을 촉발시키는 최근의 사건으로 인해 잠재돼 있던 갈등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카는 데뷔 8년차의 베테랑 아이돌이다. 최고 인기 걸그룹의 멤버가 돌발 행동을 하는데는 오랫동안 숨겨져 왔던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SM 측 역시 “올 봄 제시카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사에 앞으로 한 장의 앨범 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 제시카의 갑작스런 이야기에도, 당사와 소녀시대 멤버들은 소녀시대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고민해 왔다”며 제시카의 팀 탈퇴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타일러 권과의 결혼설, 그리고 패션 사업
제시카는 지난 3월 재미교포 금융인 타일러 권과의 열애설에 휩싸였다. 당시 SM 측은 “친한 지인 사이일 뿐”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의 열애설은 잠잠해지지 않았고, 결국 결혼설까지 불거져 나왔다.
관계자들은 타일러 권과의 관계가 제시카의 퇴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열애는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멤버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결혼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지 않나. 이성 관계에 대한 이견이 있다면 멤버들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타일러 권이 제시카의 개인 사업에도 관련이 돼 있다는 것. 제시카는 지난 8월 패션 브랜드 ‘블랑'(BLANC)을 론칭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타일러 권은 제시카와 사업적인 면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패션 사업 문제와 수익, 소녀시대의 스케줄 문제 등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제시카와 다른 멤버들 사이의 갈등이 불거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SM 측은 “최근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 및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시카가 패션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속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이에 당사는 8인 체제의 소녀시대 활동을 당초보다 앞당기는 것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소녀시대-태티서로 활동 중인 태연, 티파니, 서현.(왼쪽부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와 제시카, 향후 활동은 어떻게 되나?
30일 오전 소녀시대가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심천에서 열리는 팬미팅 ‘걸스 제너레이션 퍼스트 팬 파티’(Girls' Generation 1st Fan Party)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제시카는 그 자리에 없었다. 나머지 8명의 멤버들만 출국길에 올랐다. 앞으로도 9명의 소녀시대 멤버가 함께 모인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미 가요계에서 자리를 잡은 8년차 걸그룹인데다가 멤버 개개인별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시카의 이탈로 인해 소녀시대가 당장 큰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9인 체제의 소녀시대를 보지 못하게 된 팬들로선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SM 측은 “향후 당사는 8인 체제의 소녀시대 및 제시카의 개인 활동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과 매니지먼트를 해 나갈 예정”이라며 소녀시대와 제시카의 활동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녀시대의 멤버 중 태연, 티파니, 서현은 소녀시대-태티서의 신곡 ‘할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나머지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