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 첫날..혼란 속 관망 분위기

매장 직원들은 정책 숙지에 '분주'..내방객은 줄어
온라인에선 "단통법은 다같이 비싸게 사는 것" 비꼬기도

입력 : 2014-10-01 오후 5:04:51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비정상적인 단말기 유통구조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1일부터 시행됐다.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고 출범했지만 아직까지는 혼란한 분위기 속 추이를 살펴보려는 움직임이 우세하다.
 
단통법은 같은 날 같은 휴대폰을 사더라도 보조금이 몇 십만원씩 차이가 났던 시장의 부당함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가입유형이나 지역 등에 따라 보조금 차별을 금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통사는 요금제에 따라 합리적 수준에서 차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고 소비자는 단말기의 출고가와 지원금, 판매가 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보조금 상한선을 30만원으로 확정하고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는 고객들도 매월 납부요금의 12%를 추가 할인받을 수 있는 방안들을 발표했다.
 
이를 기준으로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는 1일 홈페이지와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요금제별 스마트폰의 보조금을 공시했다.
 
하루 아침에 변경되는 정책에 일선 대리점들은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매장 내 상담 테이블에 요금제와 스마트폰 기종별 보조금을 표기한 안내문을 두거나 "투명한 가격시대"라는 홍보 문구를 매장 외부에 내걸며 단통법 시행을 홍보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있는 듯 했다.
 
단통법 시행은 오래전부터 예고됐지만 구체적인 결정은 지난 일주일 새 급박하게 이뤄진 만큼 대리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방문한 종로 일대 대리점의 직원들은 "바뀐 내용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아직 확정이 안된 것들도 많아 고객들에게는 확실한 내용을 위주로 안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나마도 이통사가 관리하는 직영 대리점의 상황은 양호했다. 일부 소형 판매점의 경우에는 제대로된 내용 파악도 안돼 임시로 문을 닫은 경우도 있었다.
 
◇단통법이 1일 시행됐다. 일선 매장에서는 단통법을 알리는 홍보 문구들이 나붙었지만 아직까지는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다.(사진=김진양기자)
 
고객들은 일단 단통법 시행 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한 이통사 대리점 직원은 "평일 오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객 방문은 다소 줄어든 편"이라고 전했고 또 다른 대리점 직원은 "단통법 내용을 알고 왔든 모르고 왔든 대부분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깜짝' 놀라고는 그냥 되돌아 갔다"고 전했다. 오히려 단통법 시행 하루 전인 지난 30일의 내방객이 더 많았다고도 귀띔했다.
 
한편 온라인 상에서는 "단통법은 다같이 비싸게 사는 법"이라며 풍자 만화가 인기를 끄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은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정부가 결국은 대기업 편만 들어주고 있다"며 "단통법은 진정한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통법 풍자 만화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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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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