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채권왕 빌 그로스를 따라 투자자들도 핌코를 떠나고 있다. 펀드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핌코의 대표 펀드인 토탈리턴펀드에서 지난달 235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세계 최대 채권형 펀드인 토탈리턴펀드 전체 운용자산의 10%에 달하는 금액으로 앞서 8개월간의 순유출액을 모두 합한 것과 맞먹는다.
특히 지난달 26일 그로스가 사임 소식을 밝힌 직후 자금 유출이 급증했다가 현재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핌코의 토탈리턴펀드에서는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적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따른 채권시장 위축 우려가, 내부적으로는 지난 1월 모하메드 엘-에리언 당시 최고경영자(CEO)의 전격사퇴에 따른 그로스와의 불화설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로스의 사임 이후 펀드평가사들이 핌코의 투자등급을 줄하향한 것도 투자자들의 자금유출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컨설팅 업체 머서(Mercer)는 토탈리턴펀드 등 핌코의 5개 펀드의 투자등급을 'B'등급으로 낮췄다. 모닝스타도 토탈리턴펀드의 평가등급을 '골드'에서 '브론즈'로 조정했다.
이에 대해 핌코는 성명을 통해 "잠재적인 자금유출에 대한 대응책을 충분히 마련해놓은 상태고 단기 자금 운용은 핌코가 전문성과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핌코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다른 채권투자회사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그로스의 새 둥지로 거론되기도 했던 핌코의 경쟁사 더블라인에는 최근 3일동안에만 8억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뱅가드는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근 채권펀드 투자금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렉 데이비스 뱅카드 글로벌채권부문 대표는 "시장 또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을 때 투자자들은 대체재를 찾아 움직인다"며 "하지만 우리는 장기투자자들을 찾고있는 만큼 일시적 투자처를 찾는 돈들이 반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그로스는 지난달 26일 핌코를 전격 사퇴한 이후 야누스캐피탈그룹에 합류해 29일부터 '무제약채권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핌코는 그로스의 후임으로 대니얼 이바스킨 부(副)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임명했다.
◇핌코 토탈리턴펀드의 월별 자금 유출 규모(자료=핌코, 모닝스타,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