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주 악화 우려감에 건설사 하락..선별적 전략 필요

입력 : 2014-10-03 오후 4:02:13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정부가 내놓은 ‘9.1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됐다. 실제로 미분양 감소, 주택 가격 상승 등 부동산 시장에는 온기가 돌며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7~8월 정책 모멘텀에 날개를 달았던 건설주가 재차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할 만큼 건설주는 9월 말 이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건설사들의 하락에 따라 미래 수주 성장성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해외 부문의 안정성, 국내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들에 대한 선별적인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 9.1 부동산 대책 한달..부동산 회복에도 건설주 하락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이후 부동산 시장에는 온기가 돌고 있다. 8월 전국 미분양은 4만4784세대로 전월 보다 12.7% 감소했다. 수도권 주택 가격의 점진적 개선세 역시 이어지는 가운데 9월 말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도, 인천 지역의 아파트 평당 매매 가격은 각각 1638만원, 912만원, 775만원으로 전년 저점 대비 약 1.7%, 1.9%, 3.1%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주택 시장 구조가 신규 분양시장에서 재건축, 재개발 시장으로 확대되며 주택 시장의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재정비 규제 합리화, 주택 공급 방식의 개편, 무주택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등으로 재건축 시장의 확대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구매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주택 시장 구조가 신규 분양 시장에서 재건축과 재개발로 확대돼 내년까지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 중심의 건설주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22~10월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림산업(000210)은 24.1% 하락했다. GS건설(006360)은 같은 기간 12.7% 하락했고 현대산업(012630)은 12.9%, 현대건설(000720)은 16.6%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시장 수익률 -3.9% 임을 감안할 때 시장 대비 크게 부진할 결과다.
 
◇ 유가 하락 등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건설주 조정 이어져
 
국내 부동산 경기의 온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건설 경기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화공 EPC 업체들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노기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와 수주 경쟁을 펼치는 Saipem, Techinip, Petrofac 등 해외 건설사들의 주가는 지난 3개월간 평균 17% 정도 하락했다”며 “같은 기간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11.2% 하락해 최근 한국 건설사들의 주가 약세 역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미래 수주 성장성 우려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고가 에너지 시대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11월부터 이란과 미국의 유래 없는 에너지 공급원에 따라 에너지 가격은 공급우위로 인해 하락이 진행될 예정이며, 무엇보다도 빠른 속도로 중동 지역의 재정 균형 유가가 오르고 있어 중동의 발주 시장 축소와 지연이 필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글로벌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발주는 중동,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내년부터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한국의 해외 수주는 내년 43조원으로 전망돼 전년 보다 16% 이상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가운데 중동 지역의 비중이 61.4%를 차지해 중동시장의 발주가 15% 감소할 때마다 건설사들의 EPS는 5.4%씩 감소하는 수익 구조로 중동 발주 감소는 국내 건설사들에 적잖은 피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증권사 “해외는 안전하고 국내 성장성 높은 건설사 주목”
 
글로벌 건설사들 중심으로 미래 수주 성장성 우려가 확대되며 건설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건설주의 투자 중심이 국내 주택 부문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상욱 연구원은 “저유가 우려와 수주 정체기를 맞으며 중동 지역 중심으로 성장해 온 건설업종 투자심리가 다소 냉각되고 있는 반면 국내 재건축, 재개발 시장은 확연히 개선되면서 양 극단의 차별적인 업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해외는 안전하고 국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 중심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재건축, 재개발 시장 점유율이 18%로 가장 높고 해외 시장에서는 선진 시장을 성장 동력화하는 등 차별적인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삼성물산(000830)이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노기연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이미 충분한 해외 수주를 확보해 수주잔고 확장이 진행된 업체들(현대건설(000720)), 국내 주택 개선 싸이클에 대한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큰 업체들(GS건설(006360)), 자산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업체들(삼성물산(000830))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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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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