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슈퍼 달러'의 시대가 개막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86.7을 기록하며 4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6개월 달러인덱스 추이(자료=investing.com)
같은 날 주요 10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 역시 1078.65를 기록하며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는 지난 한주 엔화에 대해서도 0.4% 올랐고 유로에 대해서는 무려 1.3% 상승했다.
이렇게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자 금융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27달러(1.41%) 하락한 배럴당 89.74 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13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90선을 내줬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19% 하락한 92.31달러로 2012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값 역시 1200달러 선이 붕괴됐다. 지난 주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1.8% 내린 온스당 1192.9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10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달러 강세로 신흥국 금융 시장에도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비달러화를 기초로 하는 신흥국 투자자산에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한 주간 신흥시장 주요 31개 통화 중 달러화에 대해 가치가 오른 통화는 칠레 페소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두 개에 불과했다.
이 밖에 러시아 루블화는 지난 한 주간 달러 대비 1.9%나 하락했다.
이 같은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가시화 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의 고용시장이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9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24만8000건을 기록해 월가 전망치 22만건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실업률 역시 6.1%에서 5.9%로 하락하며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이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자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며 미국 경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지표 공개 이후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3.2%로 올려 잡았다.
아울러 지표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을 서두를 것이라는 의견 역시 달러 강세를 돕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연준 전문 기자로 꼽히는 존 힐센래스 기자는 기고를 통해 "고용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달러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 전망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주부터 미국 내에서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시작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면 달러 강세를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HSBC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말까지 달러는 전반적인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앤드류 윌킨슨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전략가는 "현재 달러화 상승 모멘텀이 상당히 강하다"며 "이것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저 베이스톤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이사 역시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연준의 긴축 전망이 커지면서 달러는 앞으로도 엔과 유로에 대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