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신약 시대 온다

입력 : 2014-10-06 오후 5:24:58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국내 제약사에 신약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정부의 규제 강화로 제네릭(복제약)만으로는 더 이상 회사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종근당(185750)은 세 번째 자체 신약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근당은 유전성 희귀 비만질환인 프래더-윌리증후군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732(성분명 벨로라닙)'의 미국 내 임상3상을 시작했으며 내년 말께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신약은 앞선 두 개 제품과 달리 미국에서 직접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될 경우 글로벌 제품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임상시험을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실시하는 것은 신약 허가 후 미국 시장 판매시 별도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것.
 
프래더-윌리증후군은 15번 염색체에 있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공복감이 생기고 적은 칼로리에도 체중이 늘어나 과도한 비만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병이 발생하는 작용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제도 없다.
 
종근당이 지난 2월 출시한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에 거는 기대도 크다. 듀비에는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체내 장기의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져 인슐린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로, 2003년 항암제 신약 캄토벨에 이어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두 번째 신약이자 전 세계에서 15년 만에 개발된 글리타존 계열의 국산 신약이다.
 
한미약품(128940)도 최장 월 1회 투약을 목표로 개발 중인 당뇨치료 바이오신약 LAPSCA-Exendin4에 대한 다국가 임상에 속도를 내고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제2형 당뇨환자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세 건의 LAPSCA-Exendin4 후기2상 중 두 건에 대한 환자군 모집(522명)을 완료했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임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LAPSCA-Exendin4을 주 1회 또는 2주 1회 투약해 최적용량 및 혈당조절, 체중감소 효과를 포괄적으로 확인하는 첫 임상“이라며 “임상이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당뇨와 비만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001060)은 최근 로슈그룹 쥬가이 제약과 공동 투자해 설립한 C&C신약연구소가 개발한 통풍치료제 ‘URC-102’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JW중외제약은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등 국내 10개 대형병원에서 60여명의 통풍환자들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URC-102’는 관절부위에 심한 통증을 주는 통풍의 원인인 고요산혈증의 치료에 있어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이다. 통풍은 작은 관절부위에 심한 통증을 주는 질환으로 2018년경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미 판매중인 국내 토종신약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3년 의약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국내 개발 신약 16개의 지난해 생산액은 1065억원으로, 생산실적 조사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정'이 358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동아ST의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정'은 17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일양약품과 LG생명과학의 토종신약 생산실적은 급증세를 나타냈다. 일양약품의 위궤양치료약 '놀텍정'도 생산액이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9% 급증했으며, 당료병 혈당조절제인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정'도 74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해 전년보다 164% 늘었다
 
개량신약 생산액도 지난해 19개 개량신약이 허가를 받으면서 품목수가 39개로 늘어나 전년 대비 38%나 늘어난 1769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했다.
 
처방액 기준으로는 카나브가 지난 상반기 처방액 기준 14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 122억원보다 16% 늘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가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연간 처방액 300억원을 넘어서는 대형 품목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8년 위궤양 신약으로 허가받은 일양약품의 놀텍은 2012년까지 월 판매액이 1억원대에 그친 소형 의약품이었지만 2013년 역류성식도염에도 치료 효과(적응증)가 있다고 인정받으면서 월 9억원대 제품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처방액은 150억원을 기록했다.
 
LG생명과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도 복합제를 포함, 월 12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했다. 지금 추세라면 국내에서만 연 150억~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령제약 카나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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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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