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부와 6개 시중 은행이 엔화대출기업의 부담완화를 위해 만기연장과 대출확대 등 유동성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엔고상황에 따른 엔화대출금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대해 기존 '기업신속지원방안(Fast Track)'을 통한 신규대출, 만기연장, 금리 할인, 원화 대출전환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패스트트랙 적용을 받지못하는 소기업·소상공인들에 대해서는 지역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이번달 중순께 5000만원 한도의 '엔화대출 특례보증제도'도 마련할 계획이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과 국민은행을 비롯한 6개 시중은행장, 중소기업관련 단체장들은 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금융동향과 엔화대출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위원회는 시중은행들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엔화대출금의 만기연장과 추가담보 요구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기존 기업별 상황에 따른 만기연장과 원화전환을 통한 엔화대출금 금리인하도 추진키로 했다.
이번 방안은 정부의 유동성 확대조치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는 등 신용경색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평균 4조4000억원에 달했던 중소기업 대출은 올 1~2월에 걸쳐 월평균 3조원으로 급감했다.
그 결과 중소기업중앙회의 지난달 종소기업 자금사정 현황 조사에서 전체 응답 기업중 78%가 "현재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국민은행은 만기연장과 관련해 최대 2.27%포인트의 금리를 할인하고, 우리은행은 엔화대출기업 중 손실이 큰 중소기업을 선별해 2~3%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또 지역신용보증과 함께 기업당 최대 5000만원 한도의 '엔화대출특례보증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엔고에 따른 금리상승으로 지난 2006년과 비교해 원금은 2배, 이자는 6~8배 가량 증가해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의 연쇄부도 등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정부구제방안에 시중 은행을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개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규모는 총 1.5조엔(약 22조원)에 달하며, 이 중 중소기업 대출금 비중이 전체의 9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늘어난 원금과 이자부담을 고려하면 금리인하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대출이자 감면책 등의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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