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몇몇 대형종합건설회사와 하도급업체간 불공정 거래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서해종합건설이 하도급업체에 공사 대금 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떠넘기는 계약을 강요하고, 대금의 일정액은 유보금 명목으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부건설(005960) 역시 비슷한 불공정 행위로 대표이사가 국정감사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불참했다.
하도급업체를 부도로 몰아 넣은 서해종건은 올해 국토부의 상호렵력평가우수업체로 선정됐다. 국토부가 실시하고 있는 각종 우수업체 선정 사업에 대한 신뢰도까지 의심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은 13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문인식 서해종건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이같은 내용을 추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서해종건은 하도급업체와 공사대금을 어음과 일부 미분양 아파트로 지급하는 계약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공사한 부분에 대해서도 80~90%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유보금 명목으로 제외하는 계약도 맺었다.
발주처로부터 현금으로 공사비를 받고 하도급업체에는 어음으로 지급한 것이다. 이마저도 유보금 명목으로 제외하고 정산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서해종건이 하도급업체와 맺은 대물변제 특약에 따라 공사는 경주에서 실시됐지만 대금은 천안의 분양되지 않은 아파트로 지급하기도 했다.
현재 서해종건은 하도급업체로부터 공정한 거래 위반으로 공정위에 제소당한 상태며, 특정경제범제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도 고발 당했다.
김 의원은 "하도급을 받으려면 미분양 아파트를 한채씩 사라고 강요하는 것이 건설산업 기본법 및 하도급법 위반인걸 아느냐"고 질타했지만, 문 대표는 "현재 불기소 처분이 내려져 있고 현재 수사 중이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김 의원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것은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그런것 아니냐"며 "시효 내에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던 것은 조금이라도 비용을 받으려 생각했던 하청업체가 부도 위기에 몰려 이제서야 문제제기했기 때문이다"고 비난했다.
한편, 김 의원은 하도급 불공정 거래와 관련해 이순병 동부건설 대표이사도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국감 요청 증인 중 유일하게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하도급 업체들이 부도 위기에 몰렸는데 (이순병 대표는) 그동안 계속 로비를 통해 증인을 빼달라고 로비를 하더니 국감 직전 해외로 도주했다"며 "27일 종합국감에 다시 참석할 것을 요청할 것이며 불참할 경우 김준기 동부건설 오너라도 출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