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대법원이 상고심 심의를 위한 별도의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을 제외한 전국 13개 지방변호사회는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낸 바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상고심 심리충실화와 하급심 판사 증원을 전제'로 상고법안 설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지변은 "상고법원의 내용을 설계할 때에는 '대법관의 업무부담 경감'이나 '정책법원으로서의 기능 강화'가 아니라 '상고심 심리 충실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지변은 "재판의 심리가 충실해지기 위해선 변론기회 보장이 필수적"이라며 "상고법원 재판에서는 현재의 대법원과 달리 반드시 변론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상고법원의 법관 수가 최소 50명 이상이 돼야 한다며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상고법원 역시 업무부담 과중으로 부실화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법률심인 상고심에서 변론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 국선대리를 전제로 한 변호사강제주의가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심리불속행기각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지변은 대법원과 상고법원 법관의 구성 다양화도 요구했다. 서울지변은 "상고법원 도입 시 대법관의 업무가 경감될 것이라며 현재 고위 법관 출신 위주의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변은 상고 사건의 폭증 이유가 하급심의 심리 부실과 판사 수의 부족에 있다며 하급심 판사의 대폭적인 증원을 요구했다.
서울지변은 "하급심 재판이 부실한 이유는 하급심 판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하급심 판사들 역시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급심의 심리부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상고심 제도 개혁만으로 상고 사건 폭증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피부 속 깊이 생긴 염증을 치료하지 않고 겉에 있는 고름만 닦아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변은 "만약 대법원이 상고심 심리 충실화와 재판청구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보인다면, 상고법원 도입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