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KB사태 방지대책은 '주인찾기'

"주인없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는 '정부권력 대변인'에 불과"

입력 : 2014-10-14 오후 5:50:46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KB금융 사태를 보며 금융산업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이 나올수 없는 이유를 알게됐다"(조동근 명지대 교수)
 
"주인 없는 은행의 사외이사는 정부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KB금융사태의 재발을 막기위한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주인있는 은행'을 만들어야 된다는 의견에 중지를 모았다. KB금융 사외이사에 대한 책임도 또다시 지적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경제연구원은 아시아금융학회와 공동으로 오후 2시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KB금융사태로 본 위기의 한국금융: 현주소와 발전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참가한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련의 KB사태를 보며 금융에서 삼성전자 같은 선진기업이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를 알게됐다"며 "단순히 회장과 행장의 알력 다툼으로 축소할 사안은 아니다"고 일침했다.
 
조 교수는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일어날 사(私)금고화 현상에 대한 지나친 우려도 경계했다. 그는 "산업자본은 '맹수'로 비유되고 금융자본은 '초식동물'이라는 편견 때문에 소유제한이 심하게 됐다"며 "이같은 문제로 인해 주인없는 금융기관이 즐비해 사고가 일어나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아시아금융학회와 공동으로 10월 14일(화) 오후 2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 에메랄드룸에서 『KB금융사태로 본 위기의 한국금융: 현주소와 발전방향』 세미나를 개최해 권태신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연구원)
 
KB금융 사외이사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이어졌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이사회는 철저히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데 5개월간 사라졌다가 금융위원장 요청으로 회장 해임의결 때 나타났다"며 "주인 없는 은행의 사외이사는 정부의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KB회장과 행장 모두 자기가 주인이라고 생각했던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며 "주인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주인이라고 할 만큼 권한에 비해 책임이 없었던 게 근본적인 패착"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사외이사도 내부자 일 뿐이고 결국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한 주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KB금융사태는 금융지주사가 각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KB금융사태는 근본적으로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회사체제에서는 지주사 회장과 행장을 선임함에 있어 책임 있는 지배구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며 "리스크 관리의 책임을 지는 이사회의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이나 감사위원회 위원장 등은 상임이사로 두어 리스크 관리 업무를 상시적으로 담당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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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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