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건강보험 재정 기여도가 낮은 재외국민의 진료건수와 진료금액이 증가하고 있어 국내 건강보험 가입자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됐다.
국회 복지위 소속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건보공단이 제출한 '재외국민건강보험이용실태' 자료를 인용하며 "재외국민 대우도 좋지만 (국내 가입자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재외국민의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 8월까지 건강보험을 이용한 재외국민 중 1년 미만 단기 가입자는 총 4978명으로 이들의 총 진료비는 약 68억7400만원이었으며, 이 중 약 54억4600만원을 건보공단이 부담했다.
실례로 김 의원이 공개한 '공단부담금 상위 10위 진료비 내역'에 따르면 재외국민 A씨는 췌장암 치료를 위해 지역가입자로 가입해 약 9200만원의 진료비 중 공단이 약 8700만원을 부담했으며 A씨는 국내에 체류했던 5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로 131만원을 납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건보공단은 국내 체류 3개월 이상인 재외국민들에게 건강보험가입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또 재입국한 재외국민들에게는 한 달치 보험료만 선납하면 건강보험 혜택이 바로 주어지고, 보험료 징수 기간을 명시한 국민건강보험법 69조를 악용해 약 한 달 간 국내에 체류하며 치료를 받은 뒤 선납 보험료를 돌려받는 경우도 있어 재외국민의 건강보험 이용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재입국 할 때가 문제"라며 김 의원의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역시 "국고에 손실이 갈 수도 있다.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 혜택이 주어져야지, 심하게 말하면 의료쇼핑하는 것 아닌가"라며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은 재외국민이 2009년 4만2232명(진료금액 414억원)에서 2013년 9만4849명(진료금액 914억원)으로 최근 5년간 인원과 금액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외국민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수술이었으며 치액, 축농증, 척추, 제왕절개 등이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예를 들어 납입기간을 길게 하는 방식이나 여러 제재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재외국민의 건강보험 악용 사례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김 이사장은 "복지부 고시를 고쳐야 하는데 말씀하신 내용을 종합해 그렇게 하도록 하고 이 내용을 건의한 적이 있는데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