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간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있지만 이를 중재할 국토교통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쟁 상대는 국내 기관이 아니란 것이다.
17일 인천공항공사 등 관련기관 국정감사 현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은 "지금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세계공항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두 기관이 경쟁하는 것 같다. 경쟁상대는 따로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환승객이 감소하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는 동북아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인천공항은 이대로 머무르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박 의원은 "동북아 허브는 고사하고 동북아 왕따로 전락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며 "한국공항공사 역시 운항거리 2000㎞ 제한 푸는 것이 필요하다. 두 기관이 이렇게 싸우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공항공사는 현재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활성화, 관광활성화를 위해 운항거리를 현행 2000㎞에서 3000㎞로 늘리고 저비용항공(LCC)의 운항편수를 늘리는 투 포트(Two-Port) 전략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원 포트(One-Port) 전략을 세워 정부의 집중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의견 충돌 속에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대립은 결국 어느 한쪽의 국고 낭비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중재해야 할 국토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도 "인천공항 허브화 문제와 관련해 김포공항 언급하는데, 국토부가 잘못했다. 심판이 심판을 제대로 봐줘야지 않겠나"라며 "추상적인 말보다 두 공항이 취급해야할 화물, 항공사 등의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문기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인천환승률 떨어지고 있고 대외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며 "두 공항공사와 함께 공항의 역할 분담 같은 것 등을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항공정책기본 계획 연구용역에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관계기관 국정감사 현장. (사진=문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