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전자·LG전자에 따르면, 양사는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특수에 대비해 다양한 가격 할인과 전략 제품 등을 준비 중이다. 세계 TV시장을 이끌고 있는 양사지만 최근 급성장 중인 중국 제조사의 미국 진출과 유통 채널상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맞서기 위해 신중하게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특수를 겨냥해 3종의 특화 모델을 선보였던 삼성전자는 올해도 비슷한 전략을 취한다. 삼성전자는 2~3종의 전략모델을 선보이며 특수 공략에 나선다. 동시에 최근 해외 직접구매 활성화 등으로 인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유통 채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본격적 쇼핑 시즌 돌입 직전까지 전략 모델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기존 가격에서 100만원 가량 인하한 55인치 UHD TV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블랙프라이데이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쇼핑 특수에 거는 기대와 부담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3분기 패널 가격이 상승하며 비용은 증가한 반면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판가는 하락해 TV로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터라 이번 특수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특수가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올해는 중국업체의 활발한 미국시장 진출과 직구 활성화 등 변수가 많아져 업계 1위 삼성전자라고 해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세부전략을 조율 중인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전략을 이어간다. OLED와 UHD TV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블랙프라이데이 특화상품도 준비 중이다. 다양한 소비자들이 제품을 찾는 만큼 풍성한 라인업을 준비하겠지만 프리미엄 제품에 확실한 무게를 싣겠다는 것.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다음날로 전자업계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연중 가장 큰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이른바 대목이다. 다양한 할인행사와 이벤트 등 쇼핑특수를 노리는 업체들로 전장터로 비화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한 해 판매되는 TV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이 블랙프라이데이에 판매된다. 해당 기간 동안 현지 백화점을 비롯한 판매점들은 영업시간을 늘리는가 하면 온라인 쇼핑몰들도 가장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특히 국내 해외 직구족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최근 한국으로의 직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분위기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삼성과 LG도 최근 공격적으로 TV 생산량을 늘려왔다. 이로 인해 지난 9월 5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용 패널시장은 공급부족 현상을 겪기도 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앞서 19일 올해 전 세계 LCD TV시장에서 삼성과 LG의 점유율 합계가 38%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는 미국 시장에서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미국 평판 TV시장에서 35.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LG전자는 9.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TV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UHD TV 부문에서 53.2%의 점유율로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 양사의 분위기는 썩 좋지만은 않다. 삼성전자는 TV 수익성 악화가 3분기 저조한 잠정실적에 일조했고, LG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일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중국 제조사가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했지만 소비자들은 품질력 높은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형 UHD TV에 대해 예의주시는 하고 있지만 기술과 제품력 수준에 있어 차이가 확연하다"며 "이를 소비자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 당시 미국의 한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