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개발지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마곡지구가 수익형 부동산의 또 다른 무덤이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과 1년 새 공급이 급증한데다, 인근 강서구 일대 원룸 월세를 벌써부터 깎아먹고 있어서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2764실이 공급된 마곡지구 오피스텔은 올해 8955실이 공급되며 물량이 세 배 이상 늘었다. 이는 강서구 오피스텔 공급 물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 마곡지구 오피스텔 분양 물량 (자료=부동산114) (단위=실)
한꺼번에 공급이 쏟아지며 물량 해소에도 애를 먹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분양을 시작한 마곡지구의 한 대단지 오피스텔은 미분양에 시달리며 선착순 계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약만 했다하면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마곡지구 오피스텔에 이같은 먹구름이 드리운 이유는 투자자들의 관심 못지않게 끼어버린 거품 때문이다.
미분양 사업장에서 물량을 털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조직 분양' 수법을 분양 초기부터 사용해 단기간에 분양률을 끌어올린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마곡지구에 공급돼 두 달도 되지 않아 완판 기록을 세운 한 오피스텔 역시 조직분양의 힘이 컸다. 마곡지구에서는 다소 후발주자로 공급된 까닭에 아예 처음부터 대대적으로 분양 사원을 고용해 판매한 것이다. 계약을 성사시킨 사원에게 돌아가는 건당 수수료도 400만원으로 웬만한 아파트보다 높은 수준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곡지구 오피스텔이 나오는 족족 완판된 것은 대기업 입주 등 마곡지구 자체의 개발호재와 탄탄한 배후수요가 받쳐준 요인도 있지만 공급된 사업장 대부분이 조직분양을 시도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족 명의를 이용해 청약을 여러 개 해놓고 당첨됐을 때 마음에 드는 것만 계약하고 나머지는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청약이 마감됐다고 해서 포기할 게 아니라 계약기간에 나오는 미계약분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존 강서구 오피스텔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 보증금 500만원에 월 임대료 45만원에 월세 계약을 맺었던 화곡동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달 기준 월세가 5만원 하향 조정됐다.
등촌동 오피스텔 역시 전용면적 27㎡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50만원이 현재 시세로, 1년 전에 비해 월세가 10만원 하락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마곡지구가 강서구 오피스텔 물량의 거의 대부분이라 할 정도로 공급이 급증했다"며 "이런 추세라면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5년 이후에는 인근 지역 월세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강서구 일대 신규 오피스텔은 대부분 마곡지구에 몰려 있어서 초반에는 신규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수요가 어느정도 수익률을 받쳐주겠지만 이후에는 강서구 전체 오피스텔 월세가 하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