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22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월에 내놨던 3.3%에서 3.1%로 낮췄다. 또 내년에는 3.5%의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가 3.3% 성장하고, 내년 3.8%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한 것에 비하면 보수적 전망치다.
이일형 KIEP 원장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15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내년 세계경제는 미국경제의 회복이 성장을 주도해 올해보다 다소 높은 3.5%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IEP는 미국이 올해 소비와 고용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한 것을 바탕으로 내년에 2.7%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한 경기 상승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원장은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유럽 실물경기의 미약한 회복세,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투명한 파급효과, 중국의 내수성장 약화 등 위협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IEP는 유로존이 4분기 연속 플러스성장을 한 후 올 2분기 0.0%로 성장이 멈춘 것에 주목했다. 유로존의 경기둔화 원인으로는 투자부문의 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을 꼽았다.
유로존은 내년에도 경기 회복을 촉진할 뚜렷한 동력이 없는 상황인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원장은 이를 기초로 "유로존은 2015년에도 2014년과 같이 지지부진한 경제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2013년 하반기부터 유로존 내 1% 미만의 저물가 기조가 지속됨과 함께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했다. 최근 ECB(유럽중앙은행)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등의 정책을 발표했으나 효과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소비세율의 단계별 인상이 경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 5%에서 8%로 소비세가 인상되면서 1.0% 성장이 예상되지만, 내년 10월 8%에서 10%로 추가로 세율이 인상될 시점에서 경기 진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원장은 "일본은행의 물가상승 목표인 1분기 2% 달성은 곤란할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은 미·일 금리차, 무역적자 등에 따라 약세가 지속돼 하반기에 110엔대 후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실물경제에 대한 긍정적 파급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며 "원래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또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올해 전망치 7.4%보다 낮은 7.2%로 예측하고 "2011년 이후 중국 성장률 증가폭 감소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과다한 부채가 불안요인으로 꼽혔으며, 경제구조 개혁과 경기부양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점진적인 상장률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