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의 신임 회장으로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사진)이 내정됐다.
윤 전 부사장은 경쟁 후보자인 하영구 씨티은행장과 박빙을 이어가다가 마지막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을 받아 최종 후보자로 선출됐다.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후 투표를 거쳐 윤 전 부사장을 차기 KB금융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
4명의 후보는 윤 전 부사장과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었다.
회추위는 심층면접과 평판조회 등을 참고하고 위원간 의견을 교환한 후 최종 회장후보 1인을 선정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9명중 6명의 사외이사가 윤 후보자에게 찬성표를 던지자 윤 후보로 최종 결정하고, 자격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29일 이사회에 회장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KB금융 회추위는 9명의 KB금융 사외이사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사외이사가 찬성표를 던져야 KB금융 회장 후보로 선정될 수 있다.
이날 회추위의 투표에서는 윤종규 전 부사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박빙을 이어갔다. 1차 투표 당시 총 9표 가운데 둘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한표도 얻지 못했으며 윤 전 부사장이 5표, 하영구 행장이 4표를 얻었다.
과반수 이상의 지지(표)를 얻은 후보자가 없어 2차 투표를 다시 진행했고, 사외이사(회추위원) 1명이 윤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총 6표를 얻은 윤 전 부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출됐다.
김영진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취재진과 만나 만장일치가 아닌 것에 대해 "회추위원들은 독립적이다"며 "그만큼 이사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부사장의 면접 내용에 대해 김 위원장은 "KB금융의 자긍심을 높이는 경영을 하겠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했다.
윤 전 부사장은 범내부출신으로 전문성을 갖췄고 내부 신망이 두터운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과 행시 25회(1981년)에 차석으로 필기시험에 붙었으나 학내 시위 전력 등으로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내다가 2002년 고(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영입,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과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내부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강점을 가진 윤 전 부사장은 어윤대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히기도 했다.
다만 2004년 국민은행 부행장 역임 중 2004년 국민은행의 회계처리 오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물러난 경력이 약점이다.
국민은행이 2003년 자회사인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국민카드의 손실을 국민은행의 대손충당금으로 인식, 법인세를 적게 낸 게 문제였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윤 전 부사장도 명예회복을 했다.
여기에 KB 내부의 채널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데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은행 내에는 국민·주택은행 등 이른바 2채널이 존재하는데 오랫동안 전략을 담당하고 주요요직을 거친 만큼 내부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다.
윤 전 부사장의 내정에 대해 국민은행 노조도 호의적인 반응이다. 성낙조 금융노조 국민은행지부장은 "최악을 피해 다행이다"고 평가하며 "관치 외압에서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채널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조직 안정과 통합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윤 내정자에게 주문했다.
윤종규 내정자는 다음달 21일 임시 주주총회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