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의 신임 회장에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내정됐다.
1차 후보군 10여명, 2차 후보군 4명과의 경합을 거치면서 쟁쟁한 후보들을 누르고 회장 내정자에 올랐으나 앞으로 풀어가야 할
KB금융(105560)의 과제는 산적해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LIG손해보험(002550) 인수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어야 하는 동시에 KB금융 사태를 겪으면서 침체된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등 조직 안정에 힘써야 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차기 회장 선출 이후로 미룬 상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 회장을 포함해 향후 경영안정화 조치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IG손해보험 인수는 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KB금융의 숙원 사업이다.
KB금융은 지난 6월 지분 인수계약 때 이달 27일까지 금융위 심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연 6%의 지연이자를 내기로 했다. 따라서 KB금융은 이달 28일부터 하루 1억1000만원의 지연이자를 물어야 한다.
또한 KB금융은 올해 초 카드사 정보유출,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각종 횡령사고로 고객들로부터 수많은 질책을 받으며 사기가 떨어져 있는데다가 지난 5월 촉발된 KB사태로 회장과 행장을 내보내는 고초를 겪었다.
새 회장을 선출한 이사회도 조만간 전격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KB 제재를 놓고 오락가락한 금융당국의 태도와 함께 무책임한 이사회를 이번 KB금융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과의 신뢰를 다시 쌓는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을 취하했으나 금융감독원은 임 전회장에 대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임 회장의 행정소송 취하와 별개로 검찰 고발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임 전 회장을 지지했던 이사회 일부 임원들의 전격적인 교체가 불가피하다.
기업가치도 다시 올려야 한다. KB금융의 주가는 하반기부터 강세를 이어오며 4만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이날 종가기준 3만8500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새 회장 선출에 따른 조직 안정과 LIG손보 인수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향후 관건은 새 회장 선출에 따른 조직안정과 LIG손보 인수"라면서 "특히 LIG손보 인수를 마무리해야 추가 고객이 확보되고 복합점포 등을 통한 그룹금융상품 라인업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금융시장의 환경도 어둡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만에 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은행의 핵심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루빨리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한 영업력 강화가 절실하다.
KB금융의 핵심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5462억원. 이는 신한은행(8421억원)과 비교하면 3000억원가량 적고,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총 이익보다도 적다.
KB금융 관계자는 "내달 21일 주주총회에서 KB금융 회장으로 정식으로 선임되면 곧바로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회장으로서의 비전과 경영 계획에 대해 밝힐 것"이라며 "될 수 있는대로 신속하게 조직을 안정시키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