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주하 농협은행장,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농협금융지주 및 계열사가 출범한지 3년째를 맞았으나 '농업인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는 출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농수산위 소속 박민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진행된 농협 국감에서 농협금융의 실적과 생산성이 부진하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농협금융이 올해 목표로 한 실적목표에서 결산손익을 기준으로 25.7% 달성하는데 그쳤다"며 "직원 1인당 생산성도 다른 금융사는 5000만원에 달하는데 16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올 상반기 52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올해 손익지표 8700억원의 60.3%를 달성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주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명칭사용료 부과율 기준을 조정하면서 농협은행이 1310억원의 혜택을 봤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농협금융은 명칭사용료 부담 때문에 실적이 안좋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협동조합법에 따라 회원과 조합원에 대한 지원과 지도 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농협(NH)의 명칭을 사용하는 법인으로부터 매년 일정금액을 명칭사용료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대의원대회에서 명칭사용료 부과구간을 6단계에서 3단계로 변경하면서 농협중앙회 산하 29개 기관 중에서 농협은행만이 기존 명칭사용료 부과율이 2.01%에서 1.80%로 줄었다.
금융지주 명칭사용료의 90.5%, 전체 납부액의 88.6%를 차지하는 농협은행의 부과율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농협은행의 명칭사용료는 4235억원에서 2926억원으로 1309억원이 줄었다.
황 의원은 "농협금융이 명칭사용료 부담 때문에 당기순익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책임을 직시하고 자사이기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윤명희 의원(새누리당)은 농협은행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전체의 3.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농협은행의 대출주체별 잔액현황을 보면 총 135조4700억원의 대출 가운데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4조970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대출주체별 신용·담보대출 현황을 보면 기업의 경우 47.2%, 가계의 경우 23.1%로 신용대출의 비율이 높은데 비해 농업인의 경우 5.1%수준에 그쳤다.
윤 의원은 "농협은행이 영농자금의 공급이라는 진출목적을 간과하고 양적성장에 치중하고 있다"며 "농협은행이 농업인들을 위해 신용등급 조정, 담보대출 비율 축소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카드의 영세업종 가맹점 수수료도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가맹점 수수료 상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월 금융위는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 상한을 '평균 가맹점수수료율의 100분의 80'과 '1.5%' 가운데 작은 수수료율 이하로 정한다는 내용의 여신금융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농협카드의 가맹점 평균수수료율은 1.81%이지만, 금융위안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율이 약 1.45%로 결정돼야한다.
하지만 약국, 문방구점, 슈퍼마켓 등 영세업종에 대한 농협카드의 카드수수료율은 은 금융위안와 0.82~0.69%까지 차이가 났다.
윤 의원은 "농협카드가 지난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수입으로 약 318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는데 서민경제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금융위의 입법예고안을 이행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협카드측은 "약국이나 문방구, 노래방 등에 대해 영세업종이라는 구분은 없다"며 "연 매출 2억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율 1.5%를 넘지 말라는 입법예고안을 준수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농협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말 기준 농협의 부동산PF대출 2조4077억원 가운데 고정이하여신(NPL)이 무려 1조2301억원으로 51.09%를 나타났다.
황주홍 의원은 "100억원에 가까운 교육예산을 투입하면서 임직원을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부실대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임직원 교육과 함께 심사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역량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