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기아차(000270)마저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원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현대차에 비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비중이 더 큰 기아차로서는 환율 리스크에서 좀처럼 자유롭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 기간 ▲판매 71만1883대 ▲매출액 11조4148억원 ▲영업이익 5666억원 ▲당기순이익 65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경영지표 모두 1.9%, 18.6%, 27.2% 줄어든 부진을 보였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판매 증대에도 불구, 환율 하락으로 이익과 이익률이 모두 감소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올 들어 3분기까지(1~9월) 누계 실적도 저조하다. 기아차의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은 35조3951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720억원과 2조5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18%, 10.8% 줄어든 수치다.
기아차는 이에 대해 "수출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업구조상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66원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효율적인 판촉비 집행과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한 '제값받기' 정책 등으로 수익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티지R과 쏘울 등 주요 차종의 판매 호조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한 225만8956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국내 공장 출고판매는 3분기 임단협 진통에 따른 파업에 따라 일부 차질이 빚어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광주 2공장의 생산능력 증대로 9.5% 늘어난 126만8000대를 기록했다. 해외공장 판매는 올해 1월 중국 3공장의 본격적인 가동과 미국·유럽 공장 가동률이 극대화하면서 8% 증가한 99만100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글로벌 판매대수 증가와 판매단가 상승(내수1.4%↑·수출3.9%↑)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기준 환율이 6.0% 하락한 탓에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5조3951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관리비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상품성 강화에 따른 판촉비의 효율적 집행과 원화강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5조9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원화절상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 증가한 28조2290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18.0% 감소한 2조7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기아차는 내년에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을 포함해 신흥국의 정세 불안이 더해지면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최근 원화강세 기조가 고착화되고,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신차 출시와 판촉 경쟁이 강화되고 있어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3분기 실적 비교.(자료제공=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