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국감)교문위 종합 국감, 누리과정 '집중포화'(종합)

입력 : 2014-10-27 오후 5:25:17
[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27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및 소속기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정부와 시도교육청간의 갈등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황우여 장관은 종합 국정감사를 시작하는 업무보고에서 "시도교육감들이 어린이집 예산 산정에 어려움을 나타낸 만큼 누리과정 예산을 보통교부금에서 전액 산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방교육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함께 해야 한다"며 "교육감들의 공약인 무상급식에 5000억원 정도가 드는데 재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해 압박한 셈이다.
 
황 장관은 이어 "부족한 지방교육재정은 교육청이 지방채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정당국의 입장"이라며 "교육청이 지방채로 부족분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나머지 부분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거나 국고를 확대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지난 8일 교육부 국정감사 이후, 재정 대책도 없고 나아진 것이 없다고 질타했다.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지난 8일 교육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 교육청 재정파탄과 국가 보조에 대해 국회와 논의하겠다는 답변을 해놓고 지방교육청 국감을 하루 앞둔 15일, 마치 정부가 새로운 예산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처럼 기재부 장관과 브리핑한 것은 국회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오늘 업무보고는 어떠한 재정대책 없이 보통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선을 긋겠다는, 강제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사"라며 "무상급식 재고 요청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혜자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국감 이후 후속조치가 나와 있지 않다"며 "합동 브리핑은 교육예산 확보 보다 기재부의 들러리를 선 격"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에 황 장관은 "기재부와의 합동 브리핑은 교육부 장관으로서 누리과정이 차질없이 시행되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며 국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황 장관은 "앞으로 예산은 국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때 장관으로 소신있게 다양한 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법적 근거인 시행령에 대한 해석 문제도 분분했다.
 
황 장관이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에 의해 예산을 편성하고 작년와 올해 누리과정에 대해서 교육부가 예산을 정해왔다"고 말하자,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시행령은 이미 상위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법적 근거를 만들고 예산안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법령 위반 자체는 법을 바꿔야지 시행령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생긴다"고 답변했다.
 
안민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안대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진행되면 교육청은 전국적으로 쑥대밭이 될 것"이라며 "입장을 고수하지 말고 국회와 합의하며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15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8000억원이 적자인데, 인건비를 절약하더라도 나머지 4000억원은 완전 적자"라며 "3600억원 정도의 누리과정 예산이 보전되지 않으면 일반고 지원대책, 시설 확충 등 다른 부분의 예산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각 단위학교 1억원짜리 예산이 3000~4000개정도는 없애야 누리과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당은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과 관련한 부작용과 여론 수렴이 덜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다는 국공립대학 교수들의 '성과급적 연봉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공립대 교수들은 교육부가 성과급적 연봉제 방식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사상 초유의 국립대 교수 동맹휴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종합 국감은 치주염을 이유로 지난 8일에 이어 연속 국감에 증인으로 불출석한 김문기 상지대 총장의 차남인 상지대 학교법인 김길남 이사에 대해 만장일치로 동행 명령을 내리는 등 증인 불출석 문제와 교육부의 대학평가자료 미제출 문제로 한시간 가량 늦게 국감이 시작됐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소속기관·공공기관 및 유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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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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