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OCI가 폴리실리콘과 특수가스의 수요 개선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떠안았다. 특수관계사이자 주요 고객사인 넥솔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600억원 규모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한 탓이다.
29일 OCI에 따르면 대손상각비 발생 전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OCI에서 폴리실리콘을 구매했던 넥솔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600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발생,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되면서 438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전년 동기 대비 사실상 흑자전환을 하고도 적자가 발생한 이유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7809억원, 당기순손실은 409억원을 기록해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OCI는 3분기 주력사업 부문에서는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실리콘과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용 특수가스가 주축인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문은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은 강한 회복신호가 감지됐다. 폴리실리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균판매단가(ASP)가 20달러 초반을 지지하고 있다는 게 OCI 측의 설명이다.
이우현 OCI 사장은 이날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폴리실리콘 판매량은 매 분기 10%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재 전 생산라인이 풀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3분기 폴리실리콘 수급과 관련해 "생산량을 전량 다 팔아야 할 정도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OCI머티리얼즈와 미국 자회사인 OCI리소스(OCIR)도 실적 개선이 지속되며 베이직케미칼의 흑자전환에 기여했다고 OCI는 설명했다.
OCI는 새 먹거리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OCI는 중국 안휘성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해 35만톤 규모의 콜타르 정제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자오장시에서는 8만톤 규모의 카본블랙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지난 2009년 산동성에 건설한 카본블랙공장도 기존 35만톤에서 38만톤으로 증설을 추진하는 등 중국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은 전세계 콜타르 수요의 45%를 담당할 정도로 큰 시장"이라면서 "콜타르와 카본블랙 등의 공장 신·증설이 완료되는 2017년에는 연간 4억달러 규모의 매출이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CI와 특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넥솔론의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그으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넥솔론의 이우정 대표는 이수영 OCI 회장의 차남이자, 이 사장의 동생이다.
이 사장은 "넥솔론은 법정관리 상태인 데다 특수관계로 묶여있어서 지원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이 회사를 지원하는 것은 부당한 지원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승인을 받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중요한 사업 파트너로서 회생할 수 있도록 영업과 마케팅 차원에서 도울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재정외 지원은 강구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