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굴절버스..2층 버스 도입 신중해야

서울시내 굴절버스, 고비용 저효율로 사실상 운행 중단
2층 버스, 11월 시험운행..충분한 모니터링 거쳐야

입력 : 2014-11-04 오후 5:36:14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높은 유지비용과 낮은 효율성으로 인해 굴절버스가 서울시내에서 사라진데 따라 2층 버스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도입된 굴절버스는 '세금먹는 하마'로 불리며 결국 차고지에서 방치되는 신세가 됐다. 사실상 운행이 중단된 셈이다. 서울시가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고 교통약자를 위한 긍정적인 취지로 도입했지만 끝은 부정적이었다.
 
굴절버스는 서울의 좁고 곡선이 많은 도로사정에 적응하지 못한데다, 고장 나면 부품을 수입하는 데만 적어도 1개월이 걸린다. 정비비용도 만만치 않아 차고지에 있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 돼 버렸다.
 
서울에 사는 신모씨(41·여)는 "굴절버스 뒤 칸은 진동과 소음이 심한 편이었다"며 "타고 내리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속도도 일반 버스보다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고 당시 굴절버스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굴절버스 전례를 겪지 않기 위해 앞으로 시험운행을 거칠 2층 버스 도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후속조치로 마련된 2층 버스는 이번 달 경기권 3개 노선에서 3주 동안 시험 운행할 예정이다. 도입되는 버스는 79인승으로 실제 광역교통망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40인승 광역버스보다 2배정도 많아 기존 버스가 2회 운행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
 
경기도 관계자는 "시험운행 일정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해외에서 오는 2층 버스의 배편이 미뤄져 24일쯤 들어올 예정"이라며 "(일정을)조정하겠지만 3주 동안 수원과 김포, 남양주 세 곳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험운행을 통해 2층 버스도입이 적절한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수한 운송 능력만큼이나 높은 비용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2층 버스는 현재로서는 굴절버스처럼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가격도 상당하다. 2층 버스의 경우 1대당 최고 7억원에 달한다. 일반 전세버스는 1대당 2억원 수준.  예산고에 시달리는 지자체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2층 버스에 대한 국산화 방안 연구용역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따르면 버스생산업체들이 2층 버스를 월 50~100대 생산하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고 있다. 이와 함께 6개월간 도로폭과 겨울철 운행, 차량 길이, 신호등 높이, 운영비 등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도로사정이 2층 버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현행법상 터널과 교량은 4.5m 이상이고 도로폭은 2.75~3.5m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청파로 서소문 고가는 높이 4m정도로 기준보다 0.5m 낮다.
 
◇서울시의 시티투어 2층 버스. (자료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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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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