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남 대균(44)씨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유씨가 세모그룹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횡령을 한 혐의와 허위로 급여를 수령한 점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이재욱 부장)는 5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의 혐의(횡령)로 구속 기소된 유씨에게 "계열사 실질 지배자인 유병언 전 회장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자금을 받아 거액을 횡령했다"며 "이로 인해 계열사들이 손해를 입은 등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유씨가 모두 지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유씨가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계열사인 다판다로부터 약 20억원,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약 35억 원, 천해지로부터 약 13억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열사가 유씨의 통장으로 상표권 사용료를 송금하면 이를 관리하는 박 모씨가 유씨의 지시에 따라 개인계좌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중 안성시 마전리에 있는 썰매장과 경북 임야가 유씨 명의로 돼 있는데 유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로부터 현금을 받아 이자를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보면 유씨의 주장과 달리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품권 사용료를 모두를 유씨가 자발적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허위 급여수령 역시 유죄로 판단됐다. 유씨가 소쿠리상사와 몽중상다원영농조합의 명목상 대표이사 이름을 올려, 급여 명목으로 총 2억3000만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유씨는 소쿠리상사와 몽중산다원영농조합의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임금을 받았는데 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은 유병언 지시에 의한 것"이라며 "실제로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유대균에게 급여명목으로 자금을 지급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유씨는 소쿠리상사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아버지의 지시에 의해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하지만 유씨는 회사에 나오지 않았으며, 회사 직원이나 임원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등 대표이사 직함만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몽중산다원영농조합의 경우 2011년 1월17일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3년 후인 올해 1월17일 등기만료로 퇴사했다. 하지만 4월 재취임했다.
재판부는 "유씨는 별다른 지식 없이 형식적인 조언만 했음에도 거액의 급여를 지급했다"면서 "가공, 판매 등 실질적인 업무를 맡은 공동대표보다 더 많은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지적했다.
대균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7곳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8월 구속 기소됐다.
유씨는 그동안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자금 중 상당 부분을 본인 명의로 차용했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지난 8월 유 전 회장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인천구치소에서 일시석방된 모습.ⓒ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