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1·소프트뱅크 호크스)가 6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으로 귀국 직후 취재기자를 대상으로 공항 귀빈실서 열린 인터뷰에 참석해 2014 시즌을 보낸 소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김해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힘든 상황에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 시즌이 정말 힘들었는데 시즌 막판에 우승을 하며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프로야구 선수생활 첫 우승의 기쁨을 경험한 '빅보이' 이대호(31·소프트뱅크 호크스)가 6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대호는 공항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대호는 올해 소속팀의 모든 경기(144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할(566타수 170안타)의 타율과 1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소속팀을 3시즌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클라이막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4타점, 타율 4할(20타수 8안타)'로 활약한 그는 일본시리즈에서도 '1홈런 4타점, 타율 3할 3푼 3리(18타수 6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는 보름 정도의 휴식 후 방송 출연과 CF 촬영 및 행사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다음달 초에 9년째 자비로 진행 중인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와 '제3회 빅보이 토크 콘서트', '제3회 이대호야구캠프' 등 봉사활동을 한 뒤 연말부터는 부산에서 개인훈련에 돌입한다.
다음은 공항 입국장과 귀빈실서 열린 인터뷰 일문일답.
◇"우승이 좋긴 좋더라"
-이번 시즌을 마감한 소감은.
▲힘든 한 해였는데 우승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게 돼 너무 기쁘다. 많은 분들께서 환영해주셔서 정말 행복하다.
-우승 반지는 받았나.
▲빨리 받을 줄 알았는데 반지를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는 듯 싶다. 우승 반지는 내년 시즌 중에 받을 것 같다.
-우승을 하기까지 과정은 어려웠지 않았나. 이번 시즌을 직접 평가하자면.
▲힘든 시즌이었다. 팀의 4번타자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안 나왔다. 결국 우승하면서 한 시름 놓았다. .
-데뷔 후 첫 우승이다. 우승당시 기분은 어떠했나.
▲너무 힘들게 우승해서 그런지 아키야마 감독님이 눈물을 보이실 때 나도 울컥 했다. '이게 우승이구나' 싶었다. 나도 그 때 정말 마음이 짠했다. 그래도 우승 한 번 해보니 좋다. 우승이 좋긴 좋더라.
-올 시즌 성적에 대한 만족도와 내년 시즌 목표는.
▲시즌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노력했지만 부족했다. 우승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만족하고 있고 나도 만족한다. 내년 시즌도 물론 우승을 목표로 준비를 하겠지만, 개인 성적에도 더욱 신경을 쓰겠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올해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 홈런도, 타점도 더 많이 올리고 싶다. 더욱 노력하겠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에 비해 타율이 떨어졌다.
▲팀을 바꾸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팀의 4번타자이자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로, 또한 외국인 선수라서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식의 부담이 있었다.
-득점권 타율이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야구를 하다 보면 그닥 잘 안 되는 해도 있지 않겠나. 야구가 잘 되는 해가 있으면 또 안 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즌 전에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상대 투수들이 좋지 않은 공을 던지던데.
▲알고 있다. 하지만 내 타격 스타일이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려는 스타일이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쳐서 좋은 타구를 만들려 했다.
◇이대호(31·소프트뱅크 호크스)가 6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으로 귀국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능력과 기회가 되면 해외 진출이 좋다"
-강정호, 김광현, 양현종, 장원준 등 해외 무대 진출을 추진 중인 선수들이 많다. 해외 진출 선배 입장에서 조언해줄 부분이 있다면.
▲후배들이 해외 진출을 많이 추진하는 것 같은데 모두들 잘 됐음 싶다. 능력과 기회가 된다면 도전은 좋은 일이다. (장)원준이가 전화로 묻길래 '너는 된다'고 말했다. 진출한다면 응원하겠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최근 선수들을 보면 미국으로 많이 가려 한다.
▲물론 메이저리그에 많이 진출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미국에 가 제대로 힘 한번 못 써보고 곧 돌아오면 아쉽지 않겠나. 류현진처럼 잘 하면 참 좋지만, 갈 때는 부푼 꿈을 꾸고 가 돌아올 때는 쥐도새도 모르게 돌아오는 선수도 많다. 본인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팬들도 일본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
▲팬들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많이 접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일본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 (오)승환이 하고 만나서 많은 얘기를 했는데 일본 야구를 다소 낮게 보는 것 같아 아쉽다.
◇"영입설 도는 마쓰자카는 대단한 투수, 새 감독은 잘 몰라"
-소프트뱅크가 마쓰자카 영입을 추진 중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언론을 통해 소식을 듣긴 했다. 계약 여부에 대해선 잘 모른다. 국제 대회에서의 기억은 없지만 대단한 투수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새 감독 구도 기미야스에 대해 알고 있는지. 감독 계약 확정된 것인가,
▲나도 (새 감독을) 잘 모른다. 구단에서 하는 일이다. 보도가 안 됐기에 계약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다. 국제대회에서 만난 기억은 없고 대단한 투수였다는 것만 알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내홍에 대해선 지금 할 말이 없다"
-전 소속 구단 롯데가 각종 내홍을 겪고 있다.
▲롯데자이언츠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내가 지금 할 말이 없다. 현재 롯데 소속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내가 이야기할 부분도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기자들이 아는 만큼이다.
-그래도 우승을 해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겠다.
▲그나마 몸이 피곤해 낫다. 마음이 피곤하면. (웃음) 소프트뱅크 팬들은 롯데 팬들만큼 매우 광적인 분들이다. 100명 중에 99명이 나를 알아봐준다고 봐도 여겨도 된다. 우승하니 고맙다고 얘기한다. 오히려 내가 (팬들에게) 더욱 고맙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예년에 비해서 시즌이 길었다. 지난해엔 10월에 귀국했는데 올해는 11월이다. 평소보다 시즌이 길어 체력적으로 정말 피곤하다. 하지만 우승을 했기에 기분이 좋아 마음은 정말 편하다. 일단 가족들과 푹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