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안상수 창원시장 "NC와 함께 할 질주를 지켜봐달라"

입력 : 2014-11-07 오후 1:52:13
◇안상수 창원시장. (사진=이준혁 기자)
 
[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앞으로 우리 창원시는 NC 다이노스가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창원시와 NC가 함께 할 거침없는 질주를 지켜봐주길 바랍니다."
 
안상수(68) 경남 창원시장은 지난 7월 취임 후 시의 현안이었던 야구장 신축 부지 선정 문제를 마무리지었다. 야구계가 원하던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한 것이다. 대신 당초 부지인 옛 육군대한 터(이하 육대)에는 이에 상응할 만한 시설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대다수에게 행복한 결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돌발 상황도 나왔다. 지난 9월16일 오후 참석한 시의회에서 야구장 입지 변경을 반대해오던 김성일 창원시의원(진해구 이동·자은·덕산·풍호동)에게 달걀을 맞은 것이다. 해외 언론도 사건을 다룰 만큼 파장은 컸다.
 
하지만 이후에도 안 시장은 야구장 건립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NC의 관계자들도 "이전 시장에 비해 협의가 훨씬 원만한 상황"이라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 문제를 취재해 온 <뉴스토마토>는 지난 6일 오후 창원시청 시장실에서 안상수 시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 시장이 취임 후 언론과의 단독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가 직접 만나본 안 시장은 소탈했다. 일부 야구 팬들이 우려하는, '야구를 사랑하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은 안 시장과의 일문일답.
 
◇안상수 창원시장이 지난 9월5일 오전 창원시 새 야구장 입지를 육군대학 터(진해구 여좌동)에서 마산종합운동장(마산회원구 양덕동)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창원시에게 NC다이노스의 의미는
 
-NC다이노스가 1군 리그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NC다이노스의 가을이야기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그것도 1군 리그 진입 2년 만에 쟁쟁한 팀들을 재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리 시민들에게 큰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한 해 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다. 시민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를 하셨다.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 스토리를 알려달라.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에 NC 구단에서 역사적인 1차전 홈경기 시구자로 참여해 팬들과 함께 격려와 축하해주기를 요청해왔는데, 흔쾌히 응하게 된 것이다.
 
-안 시장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선정됐다는 <뉴스토마토> 단독 보도 이후 안 시장에 대한 기대는 꽤 높이 올라갔다. 통상 정치인이 중요 경기 시구자가 되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야구팬들도 많은데, 오히려 안 시장은 환호성을 들으며 시구했다. 
 
▲아마도 지난 1년6개월간 끌던 야구장 입지 문제가 해결된 것에 많은 야구팬들의 호응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야구장에서 함께 응원할 '우리팀'이란 존재에 많은 창원 시민들이 한데 모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NC와 협력해 '시민과 함께하는 전국 제일의 구단'으로 발전하도록 돕겠다.
 
-창원시에 NC 야구단은 어떤 의미인가.
 
▲NC 구단의 존재와 새 야구장 건립 등은 창원 지역의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 중심의 스포츠 문화를 지방으로 확산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NC 구단의 존재는 시즌 내내 봐왔듯이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했고, 야구장에서 만큼은 너나 할 것 없이 창원시 연고구단을 응원하는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이 NC 구단이 시에 안겨주는 의미가 아니려나 싶다.
 
-야구장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NC를 원하는 지자체가 많았다. 유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울산과 포항은 물론 성남, 전북, 기타 충청, 강원 지역 도시 등이 유치를 고려 중이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안 시장은 결국 NC 구단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을 다시 말해달라.
 
▲8월말까지 야구장 부지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해줄 수 없다면 연고지를 이전한다는 NC구단의 통보가 있었다. 입지를 변경하느냐 연고지를 포기하느냐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시로선 사실 포기가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창원시의 신뢰도의 추락 등 후폭풍이 만만치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또한 야구장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지 못한다면 시정의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취임 직후부터 시민협의회, 시도의원 및 국회의원 간담회, 시민 여론조사 실시 등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수차례의 토론 등을 거쳐 최선의 결정을 하게 됐다.
 
새 야구장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진행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NC의 연고지 이전은 시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최근의 우리 시의 핵심인 투자유치, 관광산업 활성화 등에도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더 큰 창원 발전'을 위해서는 입지변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안 시장은 창원시의 현재 주력산업인 기계공업에 이어 미래산업을 관광업으로 보고 이를 육성하려 하는 것으로 안다. 야구도 관광과의 연계점이 있는가.
 
▲그동안 간부회의 석상이나 직원들에게 말을 전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업위주의 행정마인드'에서 벗어나 "모든 업무에 관광과의 연계방안을 찾아 접목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창원시를 이끌어온 기계공업에 더해 앞으로의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 될 관광산업과 서비스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국내 다른 지역에서도 야구장을 메인테마로 지역 관광명소와 연계한 테마상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야구장이 관광지로 자리잡으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야구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메이저리그'라는 주요한 메뉴 외에 다른 메뉴를 만든다. 누가 찾아오더라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그래서 또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새 야구장 건립은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전국 최고의 야구장으로 건립할 것이다. 야구장 자체로 좋은 관광상품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홈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창원지역을 관광하는 것과 연계하도록 추진할 것이다.
 
-야구와 관광을 연계한 무언가를 만들 컨셉트도 있는가.
 
▲새 야구장을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야구파크, 체험, 휴식 레저시설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건립해, 야구 관람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안상수 창원시장. (사진=이준혁 기자)
 
◇야구장 부지 갈등의 해결, 그리고...
 
-창원시 소지역간의 화합을 위해 야구단을 시에 유치했다. 그렇지만 그런 목적으로 유치한 야구단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야구장 입지 문제 해결은 이해 당사자가 있어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 사안을 취임 초기에 짚고 넘어갔다. 과감히 추진할 수 있던 이유와 동력이 무엇인가.
 
▲창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갈등을 내재한 사안이나 찬반 논란이 많은 사업은 한시라도 빠른 결단으로 혼란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새 야구장의 입지 문제였는데, 이를 풀기 위해 '창원시 화합과 균형발전 시민협의회'를 두 차례 열고, 잇달아 진해구 시민단체나 정치권과의 간담회, 창원시의회 임시회 질의답변, 창원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과 간부 공무원들의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진해구 정치권이 강력하게 반발해 잠시 혼란도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실망의 눈치도 있다. 진해구 서부 주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최근 당초 발표된 계획대로 들어서지 못한 야구장의 입지문제로 진해 주민들의 상실감이 컸을 것이다. 나 또한 죄송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런 대안 없이 입지변경을 결정한 것은 아니니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창원시는 야구장이 들어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러 대안으로 진해 주민들의 상실감을 치유할 것이다. 육대 부지에는 4000여 명이 상주하는 대학 캠퍼스와 첨단산업기술연구단지 조성 계획을 이미 확정했다.
 
여기에 더해 원도심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원도심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진해 전체적으로 보면 명동마리나 조성과 웅동 복합레저관광단지 조성 등으로 진해지역을 '미래 해양시대를 선도할 전진기지'로 육성할 것이다.
 
-야구장 건립 과정이 빨리 진행되지 못한 이유는 입지 갈등도 있긴 하지만, 지방재정투융자 심사와 개발제한구역의 해제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결정한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의 난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 공사는 빨리 진행될 수 있을까.
 
▲앞으로 공유재산 관리계획의 변경승인, 지방재정투융자 심사 등 계획된 행정 절차를 이행하게 되면 예정기간 내 순조롭게 준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창원시 새 야구장 신축 부지였던 옛 육군대학 터(진해구 여좌동) 전경. (사진제공=창원시)
 
◇일본 히로시마 탐방에서 얻은 것은
 
-최근 도시철도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일본을 순방하는 와중에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홈구장인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어떤 점을 느꼈나.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은 2009년도에 준공된 일본에서 가장 현대적인 야구장인데, 그 곳에서 창원의 새 야구장에 대한 다양한 힌트와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왔다.
 
마쓰다 줌줌 구장은 관람객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지어졌다. 관람석 뒤의 복도가 넓고 가족석, 단체석, 바비큐석 등을 다양하게 갖춰 내부가 마치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창원의 새 야구장에도 관람객 욕구를 반영한 다양한 관람석을 마련하고, 폭이 넓은 의자를 배치하는 등 이용자 편의에 중점을 둘 것이다. 또한 관중석 상단엔 폭이 넓은 개방형 이동 통로를 만들어 야구장 내에서 이동하면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히로시마 구단이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운영되는 시민구단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 일반 구단과 다른 점이었는데, 우리 창원시의 연고구단도 시민과 함께 하는 구단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하게 했다.
 
-참고할만한 사항이 있으면 '우리는 이러지는 않는 것이 낫겠다'고 느낀 점도 있었을 것이다.
 
▲좋은 점이 많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응원석으로 활용 중인 상단 스탠드석에 대한 소음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야간경기시 인근 주민들의 소음민원이 발생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또한 야구장 내 주차장이 부족한 점도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를 잘 검토해 새 야구장에 반영할 것이다.
 
◇창원시가 박완수 전 시장(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때 제시한 진해구 신축 야구장 부지 조감도. 창원시의 새 야구장 입지가 현 야구장인 마산야구장 오른쪽 옆인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바뀜에 따라 건설계획도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제공=창원시)
  
◇새 야구장, 어떻게 지을 것인가
 
-새 야구장의 건설 컨셉트는 나왔나. 어떤 컨셉트로 어떻게 지으려고 하나.
 
▲미래형 복합문화 레포츠 공간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중에 있으며, 최종 용역결과가 나올 때까지 실무협의회 등을 통해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
 
-건설 로드맵은 있나. 시장 임기 4년 동안 언제 어떤 흐름으로 지으려고 하나. 중요 단계마다 시점을 알려달라.
 
▲오는 12월 말까지 야구장 공사 관련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하고, 내년 7월까지 입찰방법 심의 및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를 거쳐, 2015년 말에 착공해 2018년 3월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지금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야구장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다. 창원시는 어떤 새로운 것을 도입하려 하나.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시장직에 취임한 지도 아직 오래 되지 않았다. NC 구단의 목소리를 더 들으며 여러가지 좋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다.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래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전국 최고의 야구장을 지을 것이며, 야구장 자체로 관광유발 효과를 내는 창원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이 되도록 하겠다.
 
-100년이 넘는 마산 지역의 야구역사를 기념하는 기념관이나 상징물 등도 신축 구장의 공사에 포함돼 있는가.
 
▲새 야구장이 마산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하는 형태로 추진 중에 있어 기존 운동장 건물 일부분을 남겨 전시장 및 홍보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향후 의견수렴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야구장 공사에 있어 NC가 할 일도 있을 것이다. NC에게 바라는 것은.
 
▲새 야구장 건립은 건립 초기단계부터 NC와 실무진 협의를 잘 거쳐 구단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지난 10월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된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 간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고, 팬들도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News1
 
◇안상수 시장에게 야구란
 
-창원시장이 되기 전에도 야구를 즐기고 봤나.
 
▲야구는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스포츠가 아닌가. 직접 그라운드에 나서 뛴 적은 없지만 관람하는 것은 좋아한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야구경기를 봐왔던 것 같은데, 이제 창원시장이 되고 나선 응원할 '우리 팀'이 있기에 더욱 좋은 것 같다.
 
-NC에서는 어떤 선수에 호감이 가는가.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NC의 선수 구성을 보면 백전노장과 신인선수가 좋은 조화를 이뤄 '굉장한 팀'으로 성장했다. 그것이 1군 진입 2년 만에 정규시즌 3위라는 자랑스런 성적을 거둔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NC의 모든 선수들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주장 이호준 선수를 눈여겨보고 있다. 노장선수로 분류되지만,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였듯 어떠한 상황에서도 혼신을 다하는 그의 열정이 보기 좋다.
 
-끝으로 창원시민들과 NC를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NC와 창원시는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우리 시민과 야구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줘야한다. 앞으로 우리 창원시는 NC와 꾸준히 많은 얘기를 하며 NC가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이 되도록 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창원시는 하루빨리 좋은 구장을 마련할 것이다. 시민과 팬 분들도 창원시와 NC가 함께 만들어갈 '거침없는 질주'를 즐기며 지켜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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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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