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국내 화장품 업계는 크게 환호하는 분위기다. 마진율 제고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FTA 타결 이후 기초 화장품군은 6%~10%, 색조화장품은 소비세를 무려 30% 감면받게 된다. 제2의 내수시장인 중국시장의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대중국 사업도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이점은 크게 작용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내 대부분 업체들이 중고가 라인대에 제품을 포지셔닝 하고 있는 만큼 가격 인하 카드를 강력한 무기로 꺼내 들지는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그보다는 소비세 감면분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잡히면서 마진이 크게 뛸 것이라는 점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국내 업체들은 가격을 무기로 경쟁하는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당장 제품 가격을 인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제품 가격을 소비세 인하에 맞춰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FTA 타결로 인해 업체 입장에서 가장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마진율 개선이라고 봐야 한다"며 "특히 중국사업 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 전체 마진율을 끌어 올리는데 상당한 기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 계산으로 기초 화장품의 경우 1000원을 팔았을 때 기존에는 300원이 남았다면 FTA 타결 이후 400원이 남는다는 얘기다. 색조화장품은 600원이나 마진이 남게되는 셈이다.
업체들은 마진율 개선분을 매장 확대나 마케팅비 등에 집중 투입함으로써 중국사업을 확장시키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사업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한편, 아직까지 중국에서 판매되는 국내 제품의 90% 이상이 기초화장품군인 만큼 향후 색조화장품 판매를 늘리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색조화장품의 마진율이 기초화장품 대비 큰 만큼 이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한 끌어 내겠다는 계산이다.
대표적으로 색조화장품 군이 강한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에뛰드하우스가 가장 큰 호재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아모레 브랜드 중 에뛰드의 사업규모와 매출 기여도나 가장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매출이 급증할 경우 다른 브랜드에 비해 마진율이 거의 배에 가까울 정도로 뛰는 만큼 향후 조금 더 공격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른 업체들 역시 이전에 비해 색조화장품군을 강화해 FTA 타결로 인한 수혜를 최대한 누리겠다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FTA 타결로 전반적인 마진율이 높아지는 만큼 향후 중국사업에서 거둬들이는 이익규모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중국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