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륙 탈환에 나선다.
중국에서 밀릴 경우 글로벌 시장 전략 자체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탈환에 나서는 양사의 절박감은 커졌다. 특히 적지인 중국에서 토종업체들인 샤오미, 레노버, ZTE, 화웨이 등을 누를 경우 세계 무대에서의 부담감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신흥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적지로 다시 달려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차이나텔레콤과 함께 상하이, 청두, 스자좡 등 중국 3개 대도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심계천하W2015 공개행사를 열었다. 심계천하 W2015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만든 현지 전략형 제품으로, 연내 중국 시장에 본격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심계천하 시리즈는 지난 2008년 처음 시장에 출시된 금장 폴더형 스마트폰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빛으로 스마트폰을 물들였다. 이번 신제품은 듀얼 3.9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 폴더를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 모두 터치형 스마트 화면으로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자사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의 파생모델인 갤럭시A3와 갤럭시A5를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모두 중저가의 보급형 라인업이다. 갤럭시A 시리즈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6㎜대 두께에 메탈을 채용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중국 전용 프리미엄 전략 모델을 내놓는 동시에 중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심리를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의 장점인 라인업의 다양화가 중국 현지 사정에 맞게 펼쳐졌다.
삼성전자 '심계천하 W2015'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는 중국 현지 전용 모델은 없지만, G3와 G3비트를 중심으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에 파고 든다.
우선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징동을 통해 G3 판매를 시작했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업자를 통해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올 8월이 처음이다. 그만큼 LG전자는 그간 중국에서 별 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또 LG전자 중국 광고모델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탤런트 이민호씨를 선정해 행사에 동행하는 등 브랜드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류 바람이 LG전자로까지 옮겨붙게 하겠다는 의도다.
LG전자 중국모델 이민호씨와 전략 스마트폰 'G3'. (사진제공=LG전자)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여전히 중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인식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더 이상은 밀릴 수 없다는 의지의 표출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중국에서 부동의 1위를 굳히다가 최근 샤오미에 밀리는 충격적 결과에 직면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3분기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샤오미가 시장점유율 15.4%를 기록해 삼성전자 점유율 13.5%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한정할 경우 샤오미의 시장점유율은 16.2%, 삼성전자는 13.3%다.
LG전자는 집계하기 미미한 점유율로, 갈 길이 더욱 멀다. 그간 전략적으로 중국 시장을 등한시했다고 하지만, 신흥국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 없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보하기 어렵게 됐다. 토종업체들에 대한 현지의 풍부하고 안정적인 수요는 LG전자를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뒷걸음질 치게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는 등 양사 수뇌부가 직접 나서 중국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도 시장 탈환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시장은 여전히 중국"이라며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과 판매전략이 계속해서 수립될 것이고, 중국 시장을 잡아야만 글로벌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탈환에 나서는 양사의 각오가 한층 단단해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