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6개 대형 증권사가 상장지수증권(ETN) 초기시장 선점을 위한 차별화된 키워드를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7일 개설되는 ETN시장 규모가 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떠오를 신(新)시장에 대비해 막판 전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ETN(Exchange Traded Note)은 기초지수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거래소에 상장, 주식처럼 거래된다. 발행주체는 증권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은 상장을 앞둔 10개 ETN 상품에서 '6사(社) 6색(色)'으로 승부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100% 환헤지가 가능하다는 점'과 '뛰어난 환금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BNP파리바와 지수이용계약을 맺고 BNPP의 유럽 고배당 주식 바스켓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삼성증권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파생결합증권(상장지수증권)(H)'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주식의 주가수익과 배당 재투자 성과를 유로화 기준으로 산출한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되 삼성증권이 100% 환헤지를 수행하여 유로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게 삼성증권 측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해외펀드 대안 상품으로 법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의 안정적인 해외 포트폴리오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퍼펙스 브랜드에 걸맞게 전문성있는 지수와 상품개발을 통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선보일 ETN은 '외국인 투자자처럼 투자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코스피200선물과 미국달러선물을 활용해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신한 K200 USD 선물 바이셀 ETN'과 'USD K200 선물 바이셀 ETN' 2종이다. 한국 증시 강세와 달러 약세시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고 미국 달러선물을 매도한다. 반면 한국 증시 약세와 달러 강세시에는 미국 달러선물을 매수하고 코스피200선물을 매도해 이익 극대화를 추구한다.
윤채성 신한금융투자 에쿼티파생팀 팀장은 "최근 투자자들의 환 투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달러와 코스피200의 상관관계를 극대화한 심플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주가 조정과 원화 약세 속에서도 초과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투자형'과 '방어형'으로 분류되는 상반된 두 가지 상품을 내놓는다. '옥토 빅볼 ETN'과 '옥토 와이즈 배당 ETN'이 바로 그것. 빅볼 ETN은 시가총액 상위 3% 이내 종목 가운데 6개월 변동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한다. 와이즈 배당 ETN의 경우지속가능배당주 인덱스와 기업별 과세 대상 유보금 순위를 합산해 배당 성향이 높아질 15개 종목에 투자한다.
문성제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운용팀 과장은 "와이즈 배당 ETN의 경우 우량기업으로 제한된 종목 중에서도 내부유보율 민감도를 우선에 뒀다"며 "긴 호흡의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도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따른 긍정적 요인도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영업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합성전략'을 키워드로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과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 등 두가지다. 지수 상승 시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콜 옵션 연계상품과 지수 하락에 방어할 수 있는 풋 옵션 연계상품으로, 두 상품 모두 일정 범위 내에서 상승 또는 하락 시에 코스피200선물 수익률을 아웃퍼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콜옵션 연계상품의 경우 지수가 직전 월 대비 5%이상 급등 시 최대 수익률은 고정되지만 그 이내에서 움직일 경우에는 코스피 선물을 아웃퍼폼 하는 수익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투자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 수익구조(자료제공=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은 '에이블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과 '에이블퀀트비중조절 ETN'을 출시한다.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은 코스피200선물과 6개월 만기 AA-채권에 투자로, Quant비중조절 ETN은 주가 설명력을 갖춘 14개 요인들로 개별 주식 순위를 수치화해 상승예상종목은 비중확대, 하락예상종목은 비중축소로 시장(코스피200)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KDB대우증권이 내놓을 ETN은 '낮은 변동성'을 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워낙 아이디어 경쟁이 심화한 상황이라 자세한 전략 공개는 민감하다"며 "상품 출시 이후 경과를 지켜본 뒤 추가 상품 기획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