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아베 신조(사진) 일본 총리의 조기 총선 단행이 일본 정부의 경기 활성화 노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아베 총리가 2차 소비세 인상(8→10%)을 연기하고 연내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여러 현지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이달 안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내달 초 중의원 선거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연이어 보도하고 나섰다. 아베 내각이 1차 소비세 인상(5→8%)이 이뤄진 이후 하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국 반전 카드를 꺼내 들 계획이라는 것이다.
마셀 타일런트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조기 총선은 아베 내각 집권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 연기가 동반된 조기 총선은 장기적으로 아베 내각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의 모멘텀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타일런트는 "소비세 인상 연기는 (일본 정부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아베노믹스의 핵심 요소와 추가 개혁 모멘텀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소비세 인상 여부는 아베노믹스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국가 부채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 슐츠 후지츠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미루고 조기 총선을 단행하려고 하는 것은 자민당의 다수 의석 확보를 위함"이라며 "구조개혁, 장기 안정, 경제 리밸런싱 등 아베노믹스가 약속한 것들이 모두 잊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자민당은 의석을 늘리기 위해 조기 총선을 치르고, 단기적인 문제에만 집중하는 기존의 정책으로 돌아갔다"며 "나는 이러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조기 총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니잠 이드리스 맥쿼리은행 스트래지스트는 "조기 총선은 개혁 노선을 지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베 내각은 2차 소비세 인상안이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더 강한 권한이 필요하게 됐다"며 "아베 총리는 여전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