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 경제가 공식적으로 리세션(경기 후퇴)에 접어들자 경기를 살리기 위한 재정 정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 2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환산 1.6% 감소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통상 한 국가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공식적으로 리세션 상태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일본 GDP 성장률 변동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일본 경제가 고꾸라진 것은 지난 4월 단행된 1차 소비세 인상(5→8%) 결정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 내각은 경기를 살리기 위한 경제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어난 국가 부채를 갚기 위해 1차에 이은 2차 소비세 인상(8→10%)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일본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아베노믹스의 목표인 인플레이션 2% 달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이코노미스트마저도 "물가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고마다 유이치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적었다"며 "일본은 임금 인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BOJ)의 통화 완화 정책 외에 또 다른 대책을 강구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작년 4월 양적·질적 통화완화책을 발표한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에도 시중 자금 공급량을 종전보다 10조~20조엔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 자문을 맡아 아베노믹스를 설계한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는 "더 이상 BOJ의 빠른 행동이 필요치 않다"며 "엔화 약세와 높은 소비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정 정책의 규모는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 결정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고문인 혼다 에쓰로 내각관방참여도 "소득세·사회보장세 인하 등과 같은 새로운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화폐 수도꼭지를 다시 트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