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소주 시장에서 알코올 도수 17도대의 제품이 등장하는 등 최근 들어 저도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맥주는 기존보다 높은 도수의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주 시장과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17.8도로 낮춘 '참이슬' 출시
◇'참이슬'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000080)는 오는 25일부터 알코올 도수 17.8도로 리뉴얼한 '참이슬'을 판매한다.
'참이슬'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19도대로 진입한 이후 8년 만인 올해 2월 18.5도로 선보였고, 9개월 만에 다시 17도대로 내려오게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애주가와 여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순하고 깨끗한 소주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반영해 도수가 낮은 참이슬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롯데주류도 17도대의 '처음처럼'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는 현재 17도대의 다양한 제조 방법을 검토 중이며, 시장 반응을 지켜본 후 최종 출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주류는 지난 2월 가장 먼저 기존보다 1도를 낮춘 '18도 처음처럼'을 출시한 바 있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트진로, 롯데주류와 달리 지역 소주업체는 이미 저도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무학(033920)은 16.9도의 '좋은데이'로 수도권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형 할인점 입점에 이어 서울의 주요 상권으로 영업 지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보해양조(000890)는 지난 4월 17.5도의 도수에 기존 소주보다 큰 375㎖ 용량의 '아홉시반'을 전국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로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 5도대 '올 몰트' 맥주 인기
반면, 맥주 시장에서는 풍부한 맛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 기존 제품인 'OB골든라거'보다 0.4도가 높은 5.2도의 '더 프리미어 OB'를 출시했다.
이는 오비맥주의 에일 맥주인 '에일스톤' 2종과 비슷한 수준의 알코올 도수에 해당한다.
이번 제품은 100% 독일 노블홉을 사용해 1516년 공표된 독일의 맥주 제조법인 '맥주순수령'에 따라 만든 필스너 타입의 '올 몰트(All Malt)' 맥주다.
또한 'OB골든라거'보다 숙성 기간을 대폭 늘린 '장기숙성공법(Long Term Aging Technology)'을 적용해 진한 맛을 내면서도 끝 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올 몰트 맥주의 인기는 지난 6월 롯데주류가 알코올 도수 5도인 '클라우드' 출시와 함께 양강 구도의 맥주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격화됐다.
'클라우드'는 맥아, 홉, 물로 만든 맥주 원액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는 독일식 제조방법인 '오리지날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과 배우 전지현을 내세운 적극적인 광고로 6개월간 6000만병이 판매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국내 맥주 시장의 첫 올 몰트 맥주는 하이트진로의 '맥스'로, 배우 하정우가 3년 연속 모델로 활동하면서 매년 각국의 홉으로 만든 한정판을 선보이는 등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다양한 맛의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각각 지난해 9월 '퀸즈에일', 올해 4월 '에일스톤' 등 5도대의 에일 맥주을 선보였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라이트한 느낌의 맥주가 선호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국내에서는 최근 정통 맥주의 맛에 대한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자 수요를 반영하고,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하도록 진한 맥주 카테고리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프리미어 OB'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오비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