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서울 강북 아파트가 실수요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었다지만 정작 수요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폭등한 전세를 피해 집을 구매한다 해도 막대한 대출로 인한 이자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9.1대책 이후 서울 강북의 매매가 크게 늘었다. 이는 전셋값 급등이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수요자 중심인 강북권에서 전셋값이 적게는 1000만원 이상 올랐다. 부동산써브의 조사 결과 11월 2주차 노원구의 전셋값은 전주대비 0.11% 상승했다. 서울이 0.03% 오른 것과 대조된다.
중계 건영3차 107㎡는 전주보다 2000만원 오른 3억5000만~4억2000만원, 상계 대망드림힐 111㎡는 1000만원 증가한 2억5000만~2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전셋값 고공행진 속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강북권 아파트 거래량은 9.1대책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전세수요자들은 월 지출이 늘어나더라도 차라리 현재 금리가 낮을 때 대출받아 내 집 마련을 하자는 의도다.
9.1대책 이후 강북구와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은평구의 9월 아파트 거래량은 2156가구로 전월보다 32.6% 늘었다. 이는 29.5% 증가한 강남3구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북권의 10월 거래량 역시 전월보다 67.2% 증가했다.
이중 노원구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9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948가구로 전월 638가구보다 48.6% 늘었다. 이어 은평구가 28.35%, 강북구와 도봉구가 각각 25.5%, 25.2%, 성북구가 16.2% 증가했다.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매매문의와 거래는 여전하다. 일부 지역은 매매값도 올랐다.
도봉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0월말부터 매매문의는 꾸준히 있다. 대부분 대출받아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이라고 전했다.
이철웅 마들중개업소 대표는 "노원구는 초·중·고교 학군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청구 건영 3차 구 32평형의 경우 올해 초 5억원에서 여름에 5억원 중반까지 오르더니 최근에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10.30 전월세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 이에 전문가들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능력에 맞는 선에서 저리에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현재 세입자들의 경우 주택을 매입할 것이냐 전세로 그대로 있을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며 "어차피 내년에도 전셋값의 하락보다 상승가능성이 높아 전세자금대출 받아야 한다면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자신의 능력을 감안해 집을 구입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