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최근 경매로 다세대주택을 낙찰받은 A씨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가 낙찰받은 다세대주택은 8가구 전체가 경매로 나온 사건 중 하나로, 두달 전 경락잔금대출을 받아 잔금도 납부했지만 아직도 임차인에 대한 명도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에 대한 부동산 인도명령도 신청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낙찰을 잘못 받은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었지만, 그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다세대주택 경매 낙찰가율은 81.64%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이 80% 선을 넘긴 것은 지난 2011년 12월 80.19%를 기록한 이후 3년 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4.21명으로 올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이렇듯 다세대주택에 대한 선호가 급증한 이유는 오를대로 올라버린 아파트 전셋값 부담에 피로를 느낀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주택으로 몰린 까닭이다. 여기에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대출을 끼고 소액으로 다세대주택 여러채를 굴리며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수요도 한 몫했다.
하지만 경매시장에 나오는 다세대주택의 경우 건축주나 집주인이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해 여러채가 동시에, 내지는 건물 전체가 통째로 경매에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 통경매로 넘어간 구로구 구로동 다세대주택. 사건번호 하나에 물건번호가 여러개 등재됐다.
(자료=두인경매)
실제로 다음달 3일 첫 매각이 진행되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다세대주택은 1층부터 5층까지 5가구가 전부 경매로 넘어갔다.
5채 모두 채권자 김모씨에게 공동으로 근저당이 설정돼 경매가 신청된 사건으로, 사건은 하나지만 물건 번호가 여러 개로 구별된다.
이처럼 여러 개의 부동산이 한꺼번에 저당 잡힌 공동저당 사건의 경우 각 부동산이 매각되는 순서에 따라 설정된 채권 권리 간의 배당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상 배당기일은 낙찰자가 잔금을 납부한 후 약 한 달 이내에 지정되기 마련이지만, 공동저당으로 물건번호가 여러 개인 사건은 각 물건 번호에 해당하는 부동산이 모두 낙찰된 이후 배당이 진행된다.
따라서 경매 부동산에 살고 있던 임차인은 배당기일까지는 거주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명도가 늦어지게 되고, 낙찰자는 해당 부동산을 온전히 취득하기 까지 시간과 비용에서 손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세대수가 더 많은 오피스텔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실제로 과거 광진구 구의동 소재의 한 오피스텔은 50실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고 일부 부동산이 낙찰됐지만 법원 실무를 이유로 전체 부동산이 매각될 때까지 배당을 하지 않아 50실이 모두 매각될 때 까지 수 년을 소비한 사례가 있었다.
양창호 미소옥션 대표는 "법 규정상 이시배당을 할 수는 있지만 계산상 복잡하기 때문에 법원 실무에서는 공동저당된 부동산의 일부가 매각돼도 전부가 다 매각될 때 까지는 배당을 하지 않는 동시배당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동저당 부동산 중 일부 물건을 낙찰받은 사람은 전체 부동산이 매각돼 배당될 때까지 현재 점유자를 명도할 수 없고, 배당을 일부라도 받을 수 있는 임차인은 배당을 받을 때까지 해당 부동산을 계속 점유할 수 있어 낙찰자는 금융비용을 부담해 가면서도 부동산의 명도는 물론 사용도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